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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드러난 사법농단…'두 번째 사직서' 이탄희 판사

입력 2019-01-30 21:46 수정 2019-01-30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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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컴퓨터에 판사 뒷조사 파일이 나올텐데 놀라지 말라.' 2017년 2월에 이탄희 판사는 법원행정처 출근을 앞두고 인사차 간 자리에서 이런 말을 듣고 바로 다음날 사표를 쓰게 됩니다. 그 일을 계기로 해서 법원행정처의 어두운 민낯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게 됐고, 전직 대법원장 구속이라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죠. 이것이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어 온 지난 2년동안의 사법농단 사태 일지 입니다. 그렇게 사법농단을 세상에 알린 이탄희 판사가 법원에 다시 사직서를 냈다는 소식을 어제(29일) 전해드렸습니다. 지금 바로 제 옆에 나와 계십니다. 언론 인터뷰는 오늘이 처음있는 일입니다. 알고 싶은 일이 굉장히 많고 그래서 저의 앵커브리핑도 오늘은 잠시 좀 미루어 두었습니다. 어서오십시오. 어렵게 나와주셨습니다.

■ 인터뷰의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20:00~21:20) / 진행 : 손석희


[이탄희/판사 : 네. 2년 동안 워낙 요청을 많이 하셔서 제가 더 이상 핑계가 다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어서. 또 제 개인적으로도 사실 한 번쯤은 정리 를 하는 게 의미가 있겠다 그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앵커]

대기실에서 굉장히 긴장하셨다고 제가 들어서.

[이탄희/판사 : 법정하고 많이 다르네요.]

[앵커]

그래도 괜찮으신 것 같습니다. 찬찬히 말씀해 주시면 될 것 같은데요. 사표를 내셨습니다. 원래 내셨다가 이번에 두 번째가 되는 셈이죠. 기왕이면 남아서 좋은 재판을 해달라라는 그러한 권유도 많이 받으셨을 텐데 왜 그런 결심을 하고야 마셨습니까?
 
  • 법원을 지켜달란 권유도 있었을 텐데…


[이탄희/판사 : 사실 최근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거창한 사회적 의미를 담거나 이런 것은 아니고요. 제 개인적으로 지난 2년 동안 너무 고생을 좀 한 것 같아요. 마음고생이겠죠, 주로. 그래서 제가 얼마 전부터는 이번 정기인사가 되면 이제는 좀 제가 더 이상 전력을 다 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을 인정을 하고 내려놓는 것이 좋겠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2월 1일이 정기인사니까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며칠 안 남은 상황인데 글쎄요. 2년 동안 무엇이 그렇게 이탄희 판사를 괴롭혔습니까?

[이탄희/판사 : 이제 지나서 아주 자잘한 이야기까지 다 하고 싶지는 않고요. 아무래도 진상이 밝혀지는 과정이 생각보다는 훨씬 길었고,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노력과 희생을 했어야 했고. 저도 그것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하루도 마음 편하게 지내지는 못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많이 소진된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렇군요. 힘든 선택의 출발점으로 알고 있는 것은 2017년 2월이었습니다. 그것도 단지 이틀 동안에. 그 이틀 동안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 2017년 2월…그 이틀 동안 어떤 일 있었나


[이탄희/판사 : 사실 언론에서는 좀 이틀로 부각이 됐는데요. 이틀 동안에 벌어진 일이라기보다는 한 1달 정도시간을 두고 천천히 진행이 된 일이라고 보시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제가 제일 처음 법원행정처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좀 문제가 있다라고 느꼈던 것은 1월 중순쯤이고요.]

[앵커]

그렇군요.

[이탄희/판사 : 마지막에 법원행정처 발령이 나고 나서 그 이후에 이제 알게 된 것들이 어찌 보면 평범한 판사들은 사실 상상하기 어려운 내용들이었거든요.]

[앵커]

어떤 것입니까, 그것이?

[이탄희/판사 : 많이 알려졌듯이 법원행정처에 판사들을 뒷조사한 파일이 관리가 되고 있고 제가 그걸 관리하는 업무를 맡아야 하고 또 일선 판사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서 허위로 만들어낸 논리들을 전파하는 역할을 판사가 해야 되고 또 국제인권법연구회라는 판사들의 학술단체가 있었는데 그 단체를 없애기로 하는, 그때는 사실 법원행정처에서 와해라는 표현을 썼었는데요. 없애기로 하는 그런 조직적인 결정이 됐다 이런 이야기를 제가 전임자에게 인수인계 받는 과정에서 설명을 듣고, 이런 일들이 누적이 됐고 제가 지난 10년 동안 판사 생활을 그래도 짧지 않게 했는데 제가 알고 있었던 법원과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에 제가 지금까지 해 온 법관 생활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앞으로 법원행정처에 들어가서 이 일들을 할 것인가 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앵커]

이른바 판사들의 뒷조사 파일을 관리하고 또 그것이 마치 없는 것처럼 또 관리를 해야 되고. 그것은 굉장히 뭐랄까요. 법원행정처로 이탄희 판사를 발령을 낼 때에는 그것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위에서는 생각했을 것이고. 그 얘기는 무슨 얘기냐 하면 이탄희 판사는 객관적으로 보기에 매우 유능한 판사였음에 틀림이 없고 그래서 법원 내에서 전도가 양양했을 것이고 그래서 맡겨도 되겠지라고 판단을 했을까요, 위에서는?

[이탄희/판사 : 사실 가정적으로 제가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고 또 직접 설명을 여전히 들은 적은 없으니까요. 조심스러운 이야기인데 다만 지금까지 유능했던 판사들도 나름대로 재판을 충실하게 해 왔던 많은 판사들이 법원행정처를 갔는데 어쨌든 여러 가지 유혹, 한계, 이런 것 속에서 거부를 하지 못하고 그것이 누적이 돼서 결국은 어떤 판사든지 이런 일을 시키면 할 거다라고 믿게 되는 그런 상황에 이른 것이 제일 큰 이유 아닌가 그렇게 생각됩니다.]

[앵커]

1달 정도, 최소 1달 정도 시간이 있었다고 말씀하셨는데 저희가 알고 있는 이틀 말고 그 한 달의 시작점에 무엇이 있었습니까?

[이탄희/판사 : 저희 판사들이 일선 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었어요. 내용은 제왕적 대법원장 제도에 대한 것이었고요, 소위. 그런데 그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로 예정되어 있는 학술대회가 있었는데.]

[앵커]

학술대회가.

[이탄희/판사 : 아마 그 학술대회에서 설문조사 결과가 대외적으로 크게 공표되는 것을 행정처에서 썩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앵커]

그렇군요.

[이탄희/판사 : 그래서 그 행사 자체를 취소하고, 취소하지 못한다고 하면 적어도 축소해 달라 그런 요청이 처음 있었고요. 또 그 요청이 있는 과정에서 법원행정처 발령이 날 수 있다라는 취지의 언급도 듣고 제가 그래서 굉장히 이런 무리한다 그리고 제가 문제가 있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참고로 이 얘기들은 2년 전에 법원 내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다 진술을 했던 내용이고.]

[앵커]

겉으로는 안 알려졌지만. 그렇군요.

[이탄희/판사 : 다시 한 번 정리를 해 봤습니다.]

[앵커]

사표를 그 당시에 내니까, 2년 전이었습니다. 행정처에서 '당신한테 그런 일은 시키지 않을 테니까 그냥 가만있어라' 그때 어떤 얘기들이 나왔습니까?
 
  • 당시 사표 제출 이후 행정처의 반응은


[이탄희/판사 : 제가 사직서를 제출하고 나서 법원행정처에서 저하고 가까운 다른 분을 통해서 뒷조사든 뭐든 하여튼 국제인권법 연구회 관련된 일은 너는 시키지 않겠다. 그럴테니 다시 법원행정처의 심의관으로 들어와라, 이렇게 제안을 한 적이 있었고요. 저는 솔직히 그것을 듣고 좀 화가 났죠. 왜냐하면 저는 이것을 판사가 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생각을 해서 사직서를 냈던 것인데 법원행정처에서는 다른 사람을 시켜서 계속 하면 된다. 마치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서 제가 좀 불감증이 너무 심각하다.]

[앵커]

아 그렇군요.

[이탄희/판사 : 그렇게 느꼈던 적이 있었습니다.]

[앵커]

이 자리에는 같은 얘기는 아니지만 다른 사법 영역에 속하는 서지현 검사가 나와서 자신이 속했던 조직의 문제점을 얘기한 바가 있습니다, 두 차례에 걸쳐서. 오늘 또 다른 사법영역 판사이신 이탄희 판사가 나오셔서 어떤 조직의 또 다른 불감증을 얘기하고 계시다는 것이, 저는 이 같은 자리에서 두 분의 얘기를 듣는다는 것이 참 제 느낌이 좀 그렇습니다. 그런데 판사블랙리스트는 없다는 것이 법원 1차 조사였습니다. 그때 혹시 이것은 잘 안 될 것 같다. 좌절이랄까 그런 것을 혹시 느끼시지 않으셨습니까?
 
[이탄희/판사 : 앞에 말씀하신 분과 같이 연결해서 이야기하고 싶은데요. 한 가지는 우선 사실 이것이 법원 조직의 문제라기보다는 법원행정처의 문제거든요. 법원행정처는 재판을 하는 곳이 아닙니다.]

[앵커]

그렇죠.

[이탄희/판사 : 그런데 판사들은 사실 재판을 하는 기관이잖아요. 그런데 법원행정처에 판사가 있는 상황 자체가 비정상적이고 그러다보니 법원행정처에서 어떤 문제가 생기면 그것이 이제 판사들의 문제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또 실제로 그렇게 되는 측면도 있고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조금 아쉽고 법원행정처와 일선 법원이 꼭 분리가 되는, 이번 기회에 그런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이 어떤 불감증이 법원 전체에 대한 불감증을 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이 있고요.]

[앵커]

알겠습니다.

[이탄희/판사 : 또 한 가지는.]

[앵커]

일선에서 열심히 좋은 재판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니까.

[이탄희/판사 : 그렇죠.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이제 사실은 이런 문제가 어떤 개개인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굉장히 오랫동안 누적되어온 문제라고 좀 생각이 돼요. 그래서 그것을 풀어가는 방식에 있어서도 일단 책임을 질 분들은 당연히 책임을 져야 되겠지만 앞으로 건설적으로 어떤 제도를 만들어서 아직도 열심히 일선 재판을 하고 있는 관료적인 문화에 대해서 나름대로 오랜 기간 동안에 저항을 하고 진실을 밝혀지는 데 기여했던 판사님들이 조금 더 주목을 받는 그런 방향으로 개선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혹시 저희가 한 2년 동안 계속 언론 인터뷰 요청을 받으셨다고 했는데 저희들만 한 것은 아니겠죠. 다른 데서도 물론 했을 텐데 안 나서셨던 이유는 뭐랄까, 조직 내부의 좀 어떤 무언가를 바깥으로 내놓고 소위 말하는 치부를 내놓는 것이 좀 꺼려져서였을까요, 한 번도 안 하셨던 것은?
 
  • 그동안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는데


[이탄희/판사 : 솔직히 말하면 그런 것은 아니고요. 저는 판사가 조직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독립된 기관인 것이고요.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있으면 그거에 대해서는 어떤 상황이든지 적절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할 수는 있겠죠. 그런데 이런 사회적으로 굉장히 주목을 받는 사건에서는 개인이 언론에 나서는 것이 사실 용기도 필요한 일이고 대단한 일이기도 하지만 또 개인이 너무 부각되면서 다른 분들하고 함께할 수 있는 영역이 줄어들기도 하거든요. 혼자 많은 일을 할 수도 있지만 같이 하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지 않나요.]

[앵커]

그럼 이 질문이 어떻게 들리실지 모르겠는데 개인이 부각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참여연대에서 제정한 올해 의인상은 또 받으러 가셨더라고요.

[이탄희/판사 : 사실은 그 행사에 언론이 온다는 것을 정확하게 예측은 못했고요.]

[앵커]

아 그러셨군요.

[이탄희/판사 : 그런데 다만 거기 간 이유는 있습니다. 저도 사실 망설이기는 했어요. 제가 거기 가는 것이 어떻게 비칠까. 거기 있는 분들한테. 그런데 제가 아들이 하나 있는데 제가 아파트 살다 보니까 단지 내에 있는 편의점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가끔 사요. 나눠주면 아이들이 좋아하고 그 모습 보면 좋은데. 하루는 아이스크림 사왔는데 애가 너무 표정이 안 좋은 거예요. 그래서 제가 왜 그러냐 했더니 아빠가 없어진 줄 알았다. 어디 잡혀간 것처럼 생각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때 좀 충격을 받았어요. 저는 이것을 잘 극복해서 하루하루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이는 그때 겪었던 일에 갇혀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좀 시상식 가서 아빠 상 받는 모습도 보여주고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어서 시상식에 같이 데리고 갔습니다.]

[앵커]

죄송합니다. 그런 질문을 던져서.

[이탄희/판사 : 아닙니다. 효과가 있었습니다.]

[앵커]

한 가지만 끝으로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이 말씀은 좀 하시고 싶을 것 같아서. 사법개혁에 대해서 당부하고 싶은 말씀있으십니까? 길지 않게 말씀해 주신다면?
 
  • 사법개혁에 대해 당부할 말씀이 있다면


[이탄희/판사 : 저는 사법개혁이 사실 법원의 힘만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삼권분립이라는 용어가 우리나라에서는 마치 법원의 개혁은 법원만이 해야 되는 일로 좀 오해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삼권분립은 삼권분리랑은 다른 것이거든요. 분립은 설 립자고 분명히 3개의 기관이 서 있어야 됩니다. 똑바로 서 있지 않으면 원래 헌법이라는 돌을 기워야 되는데 하나라도 누워 있으면 이 돌이 굴러내려서 표류하는 것이거든요. 그러면 대한민국 공직사회 전체가 표류하는 것이고 우리 국가 전체가 손해를 보는 것이니까요. 누워 있는 기관은 세울 수 있도록 다른 기관들과 시민들까지도 같이 협력하는 그런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방식을 헌법과 법률이 정한 방식으로 하면 되겠죠. 그래서 삼권분립이라는 용어를 그렇게 오해하지 않고 좋은 판사들과 공직사회와 그리고 시민들이 다 같이 협력해서 할 수 있는 일, 그런 일들이 좀 앞으로 많이 찾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많이 배웠습니다.

[이탄희/판사 : 아닙니다.]

[앵커]

고맙습니다. 이탄희 판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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