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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연예인으로 시작, 음주로 끝'…아슬아슬 대학축제

입력 2016-05-26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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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대학마다 축제가 한창입니다. 그런데, 매년 지적됐던 과도한 연예인 섭외도 여전하고, 대형 놀이기구까지 등장했습니다. 축제의 주인이 우리가 아닌 것 같단 학생도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학생들이 강의실이 아닌 잔디밭과 운동장으로 나왔습니다.

이번 주에만 수도권 지역 대학 십여 곳에서 축제가 열립니다.

어림잡아 20여 명이 서있는 줄은 바로 미니바이킹을 기다리는 줄입니다. 또 옆에는 30미터 가량 높이의 대형 에어슬라이드도 마련됐습니다.

유원지에서 볼 수 있는 대형 놀이시설이 캠퍼스 안으로 들어온 겁니다.

그런데 이곳의 안전을 담당하는 건 시설 임대업체에서 나온 직원 한 명 뿐입니다.

90도 높이까지 오르는 미니바이킹은 얇은 안전벨트가 전부고 범퍼카는 살짝만 부딪쳐도 쉽게 미끄러집니다.

[시설 임대업체 관계자 : 미니바이킹은 위험하기 때문에 많이 안 태우고 저희가 인원을 조절해요.]

수도권 지역의 또 다른 대학입니다.

유명 가수의 공연이 시작되자 학생들이 우르르 무대로 뛰어갑니다.

사흘 동안 이어지는 이 대학 축제에 가수 10팀이 방문합니다.

가수 콘서트장을 연상케할 정도로 무대가 갖추어지고 관객들도 많이 모였습니다. 요즘 포털사이트에 '대학 축제'를 검색해보면 '축제 라인업'이라고 뜰 정도입니다.

다른 대학들도 콘서트 못지않은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총학생회마다 축제 몇 달 전부터 연예인 섭외에 들어가는데 가수 당 많게는 수천만 원을 호가합니다.

[C대학 총학생회장 : (축제예산은) 총 1억원이요. 한 달에서 한두 달 정도 미리 움직입니다. S급 가수들은 미리 섭외 전화를 해놓고 (축제 준비) 시작해요.]

"축제가 학생이 아닌 가수들의 중심이 돼버린 것 같다"며 비판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최산/대학생 : 굳이 대학생들이 즐기는 축제에 꼭 연예인을 고액을 써서 학생들의 등록금을 써가면서 불러야 하는지.]

밤이 되자 천막 아래 불빛이 환해졌습니다.

이 대학은 축제 때 운영하는 부스 70여 개 가운데 60여 개가 주점입니다.

제 양옆으로 학과별로 주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금 시각은 밤 11시 반을 넘겼는데요, 캠퍼스는 여전히 학생들로 북적입니다.

주점은 새벽 2시를 넘겨서도 이어졌습니다.

쓰레기장 한 켠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술병이 가득 쌓였습니다.

술 취한 학생들은 비틀거리고 아예 잔디밭에 드러누운 모습도 보입니다.

시대에 따라 대학축제의 모습은 변해왔습니다.

1980년대에는 사회 문제를 제기하는 자리였다면, 점차 대학가에 대중문화의 바람이 불어왔고 최근엔 과도한 연예인 초청행사와 음주 문화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서민구/대학생 : 축제의 주인은 당연히 학생이 돼야 하고 자신의 전시를 크게 알린다거나 취미생활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돼야.)]

놀이기구 바로 옆에는 밤이면 불을 밝힐 무대 준비가 한창입니다.

대학 축제가 점점 화려해지고 있지만 직면한 문제에 대한 고민을 나눌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며 대학생들 스스로도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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