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함경도 출신 허갑섬 할머니의 부치지 못한 편지

입력 2011-12-03 01:49 수정 2011-12-03 01:49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JTBC는 연중기획으로 이산가족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영상편지로 제작해 소개합니다. 영상편지는 북측에 전달할 때까지 JTBC 타임캡슐에 보관됩니다.



어느 젊은이보다 세련된 모습의 허갑섬 할머니.

미국과 일본에서 패션을 공부한 유학파에 다년간 성신여대 의류학과 교수로 재직하셨습니다. 열심히 달려온 만큼 성공한 삶을 일구어 냈지만 할머니의 가슴엔 커다란 상처가 있습니다.

[허갑섬/서울시 성북구 : 어른들이 날 깨우면서 피난가자고. 저는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잠결에 따라 나섰는데 (피난길의 기차) 지붕에서 보니까 우리 아버지가….]

지울 수 없는 그날의 기억.

[아버지가 마당에서 등을 돌리고 집안 부엌 쪽을 들여다보고 서 계신 거예요. 그러니까 나는 기차는 달리고 내리고 싶어도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요.]

951년 그 날 이후 할머니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고향 함경도로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그로부터 45년 후 우연히 중국에서 가족들에게 소식을 전했지만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1년 후 조카의 답장이 도착했습니다.

[처음에 (편지를) 받았을 때 내용을 보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그동안의 장시간의 심경이 교차해서 말을 해야 될 거 같은데 가슴이 벅차서….]

[저 세상의 사람으로 알았던 고모의 소식을 접하게 되니 기쁨이라고 할지 슬픔이라고 할지… 타국의 남의 도움으로만 소식을 전해야 하는 이 가슴 아픈 사실을 이 글 중에 다 담지 못함을 널리 이해하여 주십시오.]

[언젠가는 우리 한가족이 만나는 날까지 무사히 잘 살았으면 좋겠고 몇 십 년 동안 서로가 나누지 못했던 대화를 나누면서 앞으로의 설계를 해나가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허갑섬 님의 소망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