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피해는 늘 우리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부터 찾아오고는 하죠. 이번 화재로 세상을 떠난 7명의 희생자들은 좁은 고시원에 몸을 누이며 홀로 힘겨운 삶은 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제대로 된 빈소도, 조문객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박민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장례식장에는 제대로 된 빈소도 조문객도 없습니다.
고시원 화재 사망자 가운데 한 명인 57살 양 모 씨 시신이 안치된 곳입니다.
[병원 관계자 : 연고는 있는데 그냥 내일 화장만 하고 가신다고 해서…]
연고가 없거나 유족과 바로 연락이 닿지 않은 경우도 많았습니다.
불이 난 고시원에는 보증금조차 마련할 수 없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대부분 가족과 떨어져 지냈고 하루 벌어 겨우 삶을 이어갔습니다.
3달 전까지 이 고시원에서 지냈던 67살 손경호 씨.
빈 상자를 모아 팔아 생활합니다.
[오늘 물건 없는 거죠? (네, 없어요.)]
10년 넘게 고시원을 전전하며 지냈습니다.
고시원 생활은 언제든 화재와 맞닿아 있다고 말합니다.
[손경호 : 추우니까 전기장판도 가져다 쓰게 되고 방에서 몰래몰래 취사하는 사람들도 있고…]
조금이라도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싶지만, 말 그대로 희망사항일 뿐입니다.
[손경호 : 1킬로에 지금은 60원이에요. 솔직히 (하루) 돈 2만원도 안 나와요.]
최저 주거 기준에 못 미치는 가구는 전국 37만 가구.
이 가운데 15만 가구가 고시원에 사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고시원 주민 :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은 없어요. 솔직히 성도 모르고, 이름도 몰라요.]
고립된 채 생활하는 주거 빈곤층, 이번에도 참사의 가장 큰 희생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