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강간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피고인에게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이번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이 됐는데 배심원들은 피해 남성의 진술이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공다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40대 여성 전모 씨는 2011년부터 유부남 A씨와 내연 관계를 맺었습니다.
3년의 만남 끝에 A씨는 이별을 통보했고, 얼마 후 전 씨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전씨가 자신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성관계를 시도했고, 도망가려 하자 둔기로 때렸다고 주장한 겁니다.
전씨는 A씨에게 지속적인 학대를 받았고, 당시에도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면제를 먹였다고 해명했습니다.
151cm에 44kg로 왜소한 자신이 큰 덩치의 A씨를 성폭행하는 것도 어렵다고 강조했지만 검찰은 전 씨를 강간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습니다.
과거 문자메시지 등을 살펴봤을 때 전 씨가 남성에게 집착한 점이 분명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어제 열린 국민참여재판 결과 전 씨에게는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배심원들은 A씨가 "수면제로 인해 정신을 잃었다"면서도 당시 상황을 자세히 기억하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또 A씨가 수면제를 아무 의심없이 받아 먹었다는 대목도 강간미수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년 전 형법상 강간죄의 피해 대상이 '여성'에서 '사람'으로 확대된 뒤 여성이 강간미수로 기소돼 재판이 열린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