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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와 협력" vs "북침준비 2.0"....어긋난 3주년

입력 2021-04-27 18:46 수정 2021-04-2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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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4·27 판문점선언은 3주년을 맞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만나 핵 없는 한반도를 만들고, 종전선언을 추진하며, 개성지역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기로 하는 등 역사적 합의를 이뤄낸 날이지요.
하지만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남북관계는 줄곧 경색국면입니다. 지난해엔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판문점선언의 결실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마저 폭파시켰지요.
그리고 올해는 우리 정부 차원에서 매년 치러 온 기념행사조차 자취를 감췄습니다.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고려했다는 게 표면적 이유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오늘 국무회의에서 “판문점선언은 누구도 훼손할 수 없는 평화의 이정표”라며 “어떤 경우에도 판문점선언이 약속한 평화의 길을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4.27 판문점선언과 관련해선 특별한 언급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북한,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오길”

 
이인영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오른쪽 두번째)이 27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통일부 남북출입사무소 북단 DMZ 통문 앞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3주년 기념행사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인영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오른쪽 두번째)이 27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통일부 남북출입사무소 북단 DMZ 통문 앞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3주년 기념행사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 차원의 기념 행사는 없었지만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등 민간단체들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행사는 경기 파주 남북출입사무소 앞 DMZ 철조망 통문 앞에서 치러졌습니다. 모두 6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이 장관은 “우리는 북측과 언제 어디서든, 형식에 구애됨 없이 어떤 의제에 대해서도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북한도 판문점선언의 정신에 따라 조속히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변화해 줄 것을 촉구한 것이지요. 이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되돌릴 수 없는 수준으로 올려놓기 위해서는 평화의 제도화가 필요하다”며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를 적당한 시기에 밟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7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통일부 남북출입사무소 북단 DMZ 통문 앞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3주년 기념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7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통일부 남북출입사무소 북단 DMZ 통문 앞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3주년 기념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을 향해 꾸준히 손을 내미는 동안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는 준비를 차곡차곡 해내겠다는 취지”라고 이 장관의 연설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 북 선전매체, 대남 비난...."북침준비 2.0"

북한은 어땠을까요. 관영매체들은 4.27 판문점 선언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외매체는 종종 그래왔던 것처럼 대남 비난에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북한 대외 선전매체 메아리에 게재된 '국방개혁 2.0에 비낀 광기와 공포'라는 기사가 그랬습니다. 한국 군 당국을 향해 “미친개 한 마리가 온 동네를 소란케 한다”며 “이런 전쟁광신자들 때문에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위협당하고 첨예한 북남 군사적 대치상태가 더욱 격화될 것은 너무도 명백하다”고 했습니다.
 
27일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에 게재된 대남 비난 기사. 〈메아리 홈페이지 캡처〉27일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에 게재된 대남 비난 기사. 〈메아리 홈페이지 캡처〉
지난 15일 군 당국이 진행한 국방개혁 2.0 추진점검회의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기사는 “동족에 대한 침략전쟁 수행 능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북침준비 2.0'”이라며 “이번에 새로 창설, 개편되는 부대들이 유사시 조선반도 전지역에서 다목적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고 있는 것을 봐도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것은 너무도 명백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오늘 겨냥한 국방개혁 회의는 2주 전에 열렸습니다. 4·27 3주년을 맞아, 경색된 남북관계의 책임을 한국에 돌리려고 '소재'로 삼은 것 같다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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