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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길가다 쿵…안전 깔고 뭉개는 '길바닥 광고'

입력 2018-01-15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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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몸비 족'. 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로 길을 걸을 때 전화기만 보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런 '스몸비족'을 겨냥해서 길바닥에 광고물을 붙이는 업체들이 많습니다. 거리를 어지럽히는 건 물론, 이걸 밟은 시민들이 넘어지고 미끄러지는 사고가 잦습니다.

밀착카메라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통신사 대리점 앞에는 바닥에 광고가 붙어있는 것이 많습니다. 겉면이 코팅돼 있거나 가장자리를 테이프로 붙인 경우가 많아 밟고 미끄러워 넘어지기 쉽습니다.

[원하라/서울 봉천동 : 그거에 걸려 넘어지기도 해요. 제가 밟은 테이프에 제가 넘어질 뻔할 때도 있었거든요.]

화장품 매장 광고도 공연 홍보 포스터도 바닥에 붙습니다.

실제로 비 온 날 젖은 광고물을 밟고 넘어져 크게 다친 사람도 있습니다.

[피해자 아들 : 비닐에 있는 물기를 밟고 넘어지면서 손이 골절돼서 철심을 박는 상황이었습니다. (대리점은) 넘어지는 사람 다 보상을 해줘야 하느냐….]

일부 지자체가 단속에 나서보지만, 업체들은 주말이나 저녁 시간을 틈타 광고물을 뗐다 붙이며 피해 갑니다.

문제는 안전만이 아닙니다.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다 보면 눈이 가는 곳에 스티커 광고가 여러 개 붙어있습니다. 간밤에 눈이 왔지만, 방수재질로 만든 듯 그대로 남아있고요. 이쪽으로 와보시면 오래 전에 붙은 광고 스티커가 제거되지 않아 흉하게 흔적만 남아있습니다.

서울의 관문인 서울역 환승센터에도 스티커 광고는 빠지지 않습니다.

사람을 찾아주는 심부름센터나 불법 대출 등 합법이 아닌 내용을 담은 경우가 많습니다.

오래전 붙인 스티커는 그림자처럼 흔적만 남아있고 너덜거려 미관을 해치기도 합니다.

[윤종현/경기 수원시 이의동 : 보기에는 아무래도 지저분하다고 생각이 들죠. 불법 부착물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떼기 쉬운 벽보는 쉽게 단속되지만 스티커는 떼기 어려워 단속이 더욱 쉽지 않고 지자체의 단속 의지도 덜합니다.

[인근 주민 : (구청에)사진 찍은 거 다 보냈어요. 근데 제거가 안 되더라고요. 사람이 없어서 못 한다고….]

바닥에 붙은 광고물이 쏟아지기 시작한 건 스마트폰 사용자가 많아지면서입니다.

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인 이른바 '스몸비족'이 늘면서 거리에서 전단지를 배포하는 풍경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직접 손으로 건네기보다는 최대한 넓게 바닥에 흩뿌리는 겁니다.

학생들도 많이 다니는 인천의 한 번화가입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낯뜨거운 전단들이 여기저기에 버려져 있는데요. 눈이 왔다 녹으면서 전단들이 바닥에 착 달라붙어 있습니다.

같은 날 홍대 밤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검은 가방 안에서 나온 전단들이 뿌려지고 낙엽처럼 쌓인 전단 위를 사람들이 지나갑니다.

모두 유흥업소 전단지입니다.

[김송이/인천 부평동 : 거의 바닥에 도배될 정도로 많이 뿌려져요. 주말 같은 경우에는 길이 안 보일 정도예요. 종이 자체가 빤짝 광택 나는 재질이어서, 더 미끄럽죠.]

스마트폰을 보며 길을 가다가 어딘가 부딪히는 아찔한 상황, 한 번쯤 경험하셨을 텐데요. 이제는 바닥에 부착된 광고물 때문에 앞을 보면서 가는 사람들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인턴기자 : 신현정·조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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