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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스튜핏'이라 말할 수 있을까…

입력 2018-01-15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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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뤠잇! 방송인 김생민 씨는 연신 외쳤습니다.

규칙은 간단합니다. 시청자의 영수증을 분석해 잘한 소비에는 '그뤠잇'을, 부적절한 소비에는 '스튜핏'을 외치는 프로그램.

그의 앞에 펼쳐진 한 시청자의 영수증은 그야말로 '그뤠잇'의 성찬이었습니다.

직장에서 퇴근한 뒤에는 식당의 고기 불판을 닦고 주말에는 건어물 포장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그의 영수증은 근면함과 절약 정신으로 가득했지요.
 
그러나 연신 '그뤠잇'을 외치던 김생민 씨는 당황했습니다.

천 원짜리 복권… 쓰리잡을 뛰며 일해 온 그가 매일 복권을 한 장씩 구입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복권을 구입한 사람들은 비단 그 시청자뿐만은 아니었습니다.

복권 판매액이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해 4조 원을 돌파했다는 기사. 복권 판매액은 매년 기록을 갈아치우며 증가세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이 허황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래도 혹여나…하는 일확천금의 꿈을 꾸고 있었던 것이지요.

요즘 세간의 시선은 바로 이곳으로 몰려있습니다.

"물려받을 재산이 없는 흙수저가 재산을 불릴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

한 청년이 했다는 말입니다.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마저 고려하겠다는 정부의 움직임에 청원은 빗발치고 국정 지지율마저 영향을 받았다고 하죠. 세상은 그 바람의 근원이 무엇인가를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고 일각에서는 '한탕주의'라는 우려와 비난마저 나오고 있다지만… 여기에는 흙수저와 금수저라는 사회구조적인 문제까지 맞물려 모두를 고민에 빠뜨리고 있는 난제 중 난제.

이른바 쓰리잡을 하며, 돈을 모으는 한편 매일 한 장씩 천 원짜리 복권을 구입했던 시청자. 그의 영수증을 바라보던 김생민 씨는 결국 판단을 유보했습니다.

성실히 모은다 한들, 쉽사리 모아지지 않는 청년의 현실. 물려받은 돈 대신 일확천금이라도 꿈꾸어보고 싶은 기대를 그가 모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사족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만 앵커브리핑을 끝내기가 너무나 개운치 못한 것은 다음과 같은 주장 또한 귓가를 떠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상화폐의 시장은 흙수저의 돈을 빼앗아 흙수저에게 몰아주는 구조다"
- 홍기훈 홍익대 교수 (경항신문/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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