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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여성 장관 17명 '성추행과의 전쟁' 선언 왜?

입력 2016-05-1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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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여성 장관 17명 '성추행과의 전쟁' 선언 왜?


프랑스 전현직 여성 장관 17명이 15일(현지시간) 시사주간지 '주르날 뒤 디망쉬'를 통해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남성이 독점해온 영역에 진출한 모든 여성처럼 우리도 (정계의) 성차별에 맞서 싸워야 한다"면서 정계에 만연한 남성 중심의 성문화와 성추행을 더이상 묵과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계기로 프랑스 정계의 성차별, 성추행 실태가 새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스는 15일 지난해 다보스 포럼에서 여기자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한 미셸 샤팽 재무장관에 이어 드니 보팽 전 하원부의장도 성추행 논란으로 사퇴하면서, 프랑스 정계가 질타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여성단체들은 보팽 전 하원부의장 뿐만 아니라 샤팽 재무장관의 사퇴도 요구하고 있으며 성추행 공소시효 연장도 촉구하고 있다.

세실 뒤플로 녹색당 대표는 전날 "보팽 전 하원부의장이 의회에서 벌인 성추행 관련 행위가 많다"고 밝혔고 델핀 바토 전 환경부 장관도 "밝혀진 그의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밝혔다.

한 유명 프랑스 라디오 여성기자도 이날 인디펜던트에 "처음 샤팽 재무장관의 성추행 추문 보도를 듣고 이게 전부가 아닐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금까지는 묵과돼왔던 이 문제를 젊은 여기자들은 더이상 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5월 5일 프랑스 여성 정치부 기자 40명은 '내 몸에서 당신의 손을 떼라!'라는 제목의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정치인 성희롱과 성추행을 폭로했다. 당시 중도 좌파 성향 일간 '리베라시옹'에 공개된 이 성명에 따르면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한 측근은 자신이 가슴 큰 여기자를 좋아한다고 공공연히 말하는가 하면, 한 의원은 질문을 던지는 TV 방송사 여기자에게 "매춘부처럼 손님을 찾는 거냐"란 말을 하기도 했다.

여기자들은 당시 이 성명에서 "도미니크 스트라우스 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성폭행 사건 후 구정치적 마초 행위가 근절되고 새 시대가 열리리라 기대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고 밝혔다.

정당에서 일하는 여성직원, 여기자 뿐만 아니라 선출된 여성 정치인도 남성 정치인들의 성추행과 성희롱 대상이 되고 있다.

익명의 한 의원보좌관은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 정계는 많은 여성이 깨지 못하는 침묵이라는 법칙이 있다"며 "이에 대해 문제를 일으키는 여성은 정당에 도움이 되지 않고 정당의 일을 방해하는 사람이 된다"고 밝혔다. 현지 정치학자 마갈리 델라 수다도 인디펜던트에 "평판이 중요한 세상에서 정치인으로 일하는 여성이 자신의 불만을 제기하면 다른 일자리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리베라시옹은 15일 자신의 경력과 정당에 해가 될까 두려워 성추행 문제에 대해 폭로하지 못하는 여성 정치인이 많다고 주장하는 청원서를 공개했다. 이 청원서는 "성추행을 저질러 놓고도 처벌받지 않은 상황을 종식시킬 때"라며 "성추행 당한 여성에게 참으라고 요구하지 말고, 이제는 성추행한 남성을 처벌할 때"라고 주장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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