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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박 전 대통령 퇴거 이틀째…'헌재 불복' 논란

입력 2017-03-13 17:41 수정 2017-03-13 19:16

박 전 대통령 "진실 밝혀질 것" 메시지 논란
청와대 참모진 일괄 사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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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 "진실 밝혀질 것" 메시지 논란
청와대 참모진 일괄 사표 제출

[앵커]

민간인 신분이 된 박 전 대통령이 어제(12일) 저녁에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는 메시지 때문에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앞서 헌재 재판부에는 "어떤 상황이 오든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모아 혼란을 극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정작 어제 보여준 모습은 그와 정반대였습니다. 청와대 발제에서 박 전 대통령의 움직임와 향후 행보를 전망해보겠습니다.

[기자]

2013년 2월 25일, 환대 받으며 청와대 입성
1476일 후
2017년 3월 12일, 어둠 속 청와대 퇴거
20여 분 후, 삼성동 자택 도착

[박근혜 전 대통령 (2013년 2월 25일) : 좋은 대통령이 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5년 후에 밝은 얼굴로 다시 뵙게 되기를 고대하면서…]

밝은 표정으로 지지자들과 인사 후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간 박 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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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7시 30분쯤, 삼성동 자택에 도착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모습은 한마디로, '여유만만'이었습니다. 열성 친박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는가 하면, 지지자와 셀카를 찍거나 사인을 해주는 듯한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눈물을 보였단 얘기도 들립니다만, 카메라에는 시종일관 미소 띤 얼굴이 잡혔습니다. 예상과 달리 매우 밝은 모습이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내놓은 메시지 역시 일반 여론이 기대했던 것과는 딴판이었습니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민경욱 의원을 통해 단 네 문장을 전했습니다.

[민경욱/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헌재 결정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곧 헌법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헌법에 대한 도전이자 체제에 대한 부정"이라고 말했던 박 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탄핵심판 결과에 대해선 사실상 '불복 선언'을 한 겁니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습니다.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단 얘긴 없었느냐' '정말 저 메시지가 전부였느냐' 따져 물었습니다.

[민경욱/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재 결과에 승복한다고 합니까?) 그런 말씀은 없으셨습니다. (진실이 밝혀진다는 게 어떤 의미입니까?) 말씀 그대로… 말씀 그대로 받아주시면 되겠습니다. 제가 질문을 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습니다. (헌재 결정에 대해서 아예 언급 안하셨습니까?) 아까 그게 다예요. 자자 이게 답니다. 기자 여러분. 아니 아니 이게 다예요. 여러분…]

박 전 대통령의 미소 띤 얼굴, 그리고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메시지,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철저히 박 전 대통령 입장에 한번 분석을 해보겠습니다.

오늘 중앙일보 전영기 논설위원은 칼럼을 통해 세 가지 가설을 제시했는데요.

첫 째, 박 전 대통령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아직도 모르고 있다. 둘 째, 헌재의 결정을 법률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뒤집을 수 있다는 망상적 믿음에 빠졌다. 그리고 셋째, 심리적 배신감과 수치심 등 갖가지 감정이 복잡하지만, 이를 애써 감추기 위해 미소를 지었단 겁니다.

어디까지나 가설이죠. 박 전 대통령의 속내를 정확히 알긴 어렵습니다. 그래도 명확한 것은 박 전 대통령이 헌재 결정에 불복하겠단 메시지를 던졌다는 것, 그리고 향후 검찰 수사와 재판에서 철저히 혐의를 부인하는 전략을 쓸 거란 겁니다.

또 박 전 대통령이 정계은퇴를 한 게 아니라 삼성동에 진지를 쌓고, 정치적 세력화를 계속 시도할 거란 관측도 분명한 것 같습니다. 친박 의원들과 친박단체 회원들을 결집시켜 검찰 수사의 방파제로 삼고 또 대선 정국에 영향을 끼칠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물론,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야당에선 박 전 대통령의 어제 모습을 두고 '대국민 선전포고'와 다름없는 행동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조배숙/국민의당 의원 : 초상집 분위기일 것으로 예상했던 현장은 연예인 팬 미팅 현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부끄럽고 죄스러워서 고개를 푹 숙여도 모자랄 판에 웃으면서 손을 흔들다니, 이게 어디 제정신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입니까. 저는 국민을 우습게 본 것이라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이 두 가지 죄목은 다음 재판에서 형량 가중의 사유가 될 것입니다.]

박 전 대통령이 자택으로 복귀한지 이틀째입니다. 친박 의원들의 방문과 이삿짐 행렬이 오늘도 이어졌습니다. 앞으로 자택 생활은 이영선, 윤전추 행정관 등이 도울 것으로 보이는데요. 두 사람은 아시다시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비중있게 활약했던 주연급 인물들이죠.

박 전 대통령이 떠난 청와대 상황도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퇴거 이튿날인 오늘, 한광옥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전원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예상됐던 일이긴 합니다. 일각에선 황 권한대행이 경제와 안보 분야는 남겨두는 식으로 선별적 수리를 하지 않겠냔 관측이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기사와 관련은 없지만, 그래도 궁금해하는 애견인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청와대 진돗개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4년 전, 삼성동 주민들로부터 취임 축하 선물로 진돗개 한쌍을 선물 받았는데, 그동안 새끼를 낳아 9명으로 식구가 늘었습니다. 그런데 진돗개의 행방이 묘연합니다. 진돗개가 삼성동으로 들어가거나 하는 장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검찰 수사와 재판을 준비해야 하는 박 전 대통령이 9마리를 돌볼 여력은 없다고 봐야겠죠. 상황이 이쯤되자 한 시민단체는 '진돗개 입양을 돕겠다'고 나섰습니다. 또 다른 시민단체는 박 전 대통령을 동물 학대 혐의로 고발했다고 합니다.

오늘 청와대 기사 제목은 < 박 전 대통령 퇴거 이틀째, 헌재 결정 불복 논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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