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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지하철역 앞 집창촌…'황당 출입구' 왜?

입력 2016-02-18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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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하철 출입구가 성매매 업소들이 몰린 곳으로 연결된다면 어떨까요? 다음주에 개통되는 수인선 숭의역의 이야기입니다. 도대체 이런 황당한 출입구는 어떻게 생긴 건지, 그런데 또 뾰족한 대책도 없다고 합니다.

밀착카메라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어둠이 짙게 깔릴수록 불을 밝히는 곳이 있습니다.

불법 성매매 업소가 몰려있는 속칭 '옐로 하우스'입니다.

밤 9시가 넘은 시각. 통유리 안에는 짧은 옷차림을 한 여성들이 앉아있습니다.

바깥에는 호객꾼들이 차량을 불러 세웁니다.

[아, 여자구나…]

취재진이 골목을 걷는 동안 호객꾼 5명이 말을 걸어왔습니다.

[빨간 옷 입은 애 좀 봐줘. 나이도 어리고 예뻐. 들어와서 보고 아니면 가도 돼.]

지난 밤 호객행위가 이어졌던 골목에 다시 나왔습니다. 날이 밝으면서 어둠 속 불빛들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이 골목에서 나와 몇 발자국만 걸으면 오는 27일 개통 예정인 수인선 숭의역 출구와 맞닿게 됩니다. 어떻게 이곳에 전철 출입구가 들어서게 된 걸까요?

숭의역이 착공된 건 지난 2005년.

당시에도 부지 인근에 성매매 업소들이 몰려 있었지만 재개발 구역에 포함돼 철거될 예정이었습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 : 2008년 2009년 당시에는 (성매매 업소) 영업을 다 중단하고 단속해서 나가는 쪽으로 영업을 다 중단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나 경기 침체로 재개발 사업이 중단되고 지하철만 개통하게 됐습니다.

전철 4번 출구에서 나오면 이렇게 청소년통행금지구역이라고 적힌 빨간 간판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제가 서있는 이곳을 중심으로 이 주변은요, 청소년 보호법에 따라 24시간 청소년 출입이 금지됩니다. 퇴거 조치를 받을 수도 있는데요. 출구 이용에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하철 개통을 앞두고 지역 주민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습니다.

[지성남/인천시 남구 : (고등학생 때) 교복을 입고 갔는데 불구하고 아주머니들이 '학생도 해준다'고 꼬여내고 이러는 모습 보면서, 분명히 불법인데도 너무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한 거 같아요.]

[남궁단비/인천시 남구 : 돌아서 다녔거든요. 여기를 피하려고. 그런데 지하철이 생기면 여기를 지나갈 수밖에 없어요. 이용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위험하고.]

이 일대에는 CCTV가 단 한 대 있습니다. 이마저도 주요 골목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설치돼 있습니다.

관계 기관은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구청은 해당 업소에 대한 단속 권한이 경찰에 있다는 입장입니다.

[인천 남구청 관계자 : 영업 허가를 받을 수 있는 법적 권한도 없고, 단속을 하거나 그분들을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는 상황이고.]

경찰은 성매매 행위를 포착했을 때만 처벌이 가능해, 사실상 단속이 힘들다고 말합니다.

[인천 남부경찰서 관계자 :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으면 현행범까지 체포해서 현장에서 단속하는데 실질적으로 그걸 잡기는 어려워요.]

현재 이곳에 운영되고 있는 성매매 업소는 10곳이 넘습니다.

업소들은 지하철이 개통되기 전에, 성매매 여성들이 보이지 않도록 유리에 검은 가림막을 씌우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성매매 업소 관계자 : 지금 3일 전인가 들었어요. 27일에 개통된다는 소리를. 황당해하고만 있어요. 당장 나가라고 하면 굶어 죽으라는 소리고.]

전철 개통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담당 관청과 경찰은 여전히 머리만 싸매고 있습니다.

이 같은 문제가 일어날 줄 예상하지 못했던 건 아닐 텐데 대책 마련이 늦어도 너무 늦은 거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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