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경 수뇌부가 여러 차례 지시했지만 세월호 침몰 현장에 있던 해경 구조정에선 경사가 심해서 배에 들어갈 수 없다며 진입을 포기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영상을 보면 이런 현장의 판단에 의문이 제기됩니다. 이미 그보다 조금전에 소방호스를 잡고 올라간 대원들이 있었습니다.
한윤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세월호 사고 당일 오전 9시 53분, 현장 대원들에게 지시가 내려갑니다.
[상황실 : 123직원들이 안전 장구 갖추고 여객선 올라가 승객들이 동요되지 않도록 안정시키기 바람.]
[123 : 저희 직원들을 승선시키려고 하는데 너무 경사가 심해 못들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과 5분 전 구조 영상을 보면 세월호에 올라가길 포기한 해경의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오전 9시 48분, 기울어진 배에서 선장 등이 소방호스를 잡고 내려온 뒤 이번에는 해경 대원들이 줄을 잡고 조타실로 진입을 시도합니다.
줄을 잡지 않은 대원은 미끄러지지만, 소방호스를 잡은 대원은 제법 잘 올라갑니다.
조타실만 올라가면 승객과 승무원들에게 탈출 안내를 할 수 있는 방송장비와 비상벨이 있습니다.
단원고 학생들이 모여있던 4층 객실과는 중앙통로를 통해 육성 전달도 가능한 곳입니다.
이에 대해 해경 측은 "줄을 잡고 올라간 해경이 결국 미끄러져 못 들어갔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배의 경사가 훨씬 덜했던 구조정 도착 직후나 헬기가 도착한 시점에는 진입이 한결 쉬웠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