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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박 전 대통령 '불복 메시지', 친박 결집 신호탄?

입력 2017-03-13 18:31 수정 2017-03-13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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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내놓은 사실상의 '불복' 메시지는 정치권에도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친박 세력이 중심이 된 보수 결집이 현실화될 경우 대선 판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죠. 오늘(13일) 여당 발제에서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몰고온 후폭풍을 자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이 한 장의 사진을 보시죠. 파면된 전직 대통령과 친박 의원들이 활짝 웃고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던진 사실상의 '불복' 메시지. 그 숨은 뜻이 잘 응축돼 있습니다.

끝내 나오지 않은 '승복'이란 말. 그리고 파면된 보스 앞에 머리를 숙인 측근들. 길게 해석할 것도 없습니다. 친박 세력을 향해 "결집하라"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게 대다수 정치권의 해석입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이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추미애/더불어민주당 대표 : 박 전 대통령은 끝내 국민이 아닌 자신과 친박을 선택했습니다.]

[박지원/국민의당 대표 : 승복, 반성, 통합 메시지는 끝내 없었습니다. 박근혜의 그림자에 대한민국은 붙잡히지 않겠습니다.]

[주호영/바른정당 원내대표 : 분열과 갈등의 여지를 남긴 메시지를 남긴 것은 참으로 유감입니다.]

그러나 친박계는 행동에 돌입했습니다. 이른바 '삼성동팀'을 꾸렸습니다. 서청원, 최경환 의원은 총괄 업무를 맡았고요. 윤상현, 조원진, 이우현 의원이 정무, 김진태 의원이 법률 업무를 보좌하기로 했습니다. 또 박대출 의원이 수행 업무를, 민경욱 의원은 이른바 '자택 대변인' 역할을 맡았습니다.

세비를 받는 받는 의원들이 '민간인' 신분인 전직 대통령을 보좌하는 게 온당하냐는 비판도 나옵니다만, 친박계에선 "너무 외롭게 있으니 도와주는 게 도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론전에도 시동을 걸었죠. '친박 돌격대' 김진태 의원, "헌재가 국론을 분열시켰다"는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김진태/자유한국당 의원 : 무조건 따르라고 하면 따를 수 있겠습니까? 오히려 헌재가 국론을 더 분열시켰고 애국시민들을 흥분시켜 죽음으로까지 내몰았다.]

사실 '박근혜'란 구심점이 사라지면, 친박계도 폐족의 길을 갈 수밖에 없을 거란 예측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정반대가 된 겁니다. 폐족은커녕 재기를 모색하고 나선 거죠.

이유는 두 가지 정도입니다. 우선, 당장 눈앞에 닥친 검찰 수사에 대비하기 위해섭니다. 전략상 일정한 정치 세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 행보라는 해석입니다. 친박 후보가 의미있는 성적을 내야, 대선 이후에도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도 지금 이 상황이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도 있을 순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해석도 하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결국 승복 발언은 없었다. 숱한 증인들이 있는데도 그런 사실이 없다는 박근혜는 대체 어떤 사람인가. 머리를 쥐어뜯은 끝에 나는 결론을 내렸다. 맙소사, 박근혜는 여왕이었던 것이다.' - 동아일보 김순덕 칼럼 中

여왕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정치인' 박근혜의 영향력은 아직 살아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그렇다면 친박의 결집은 이번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겠죠.

친박계가 보수 결집을 이뤄낸다는 전제 하에, 대선 기상도를 따져보겠습니다. 우선 바른정당 후보부터 보겠습니다. 매우 흐립니다. 친박 중심으로 보수 재결집이 이뤄지면, 반등의 기회가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자유한국당의 비박 의원들을 빨리 끌어내야 하는 절박한 과제가 생겼습니다.

[정병국/전 바른정당 대표 (cpbc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 : 자유한국당 내에 탄핵에 찬성을 했던 분들 30여 분이 남아 있고 저는 좀비정당에서 나와야 된다고 봐요.]

김종인 전 대표나 안희정 충남지사도 '흐림'입니다. 친박이 결집할수록 '심판론'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김 전 대표나 안 지사가 주장하는 연대나 통합론이 상대적으로 동력을 상실할 수 있습니다. 반면, 문재인 전 대표는 쾌청합니다. 탄력을 받을 수 있죠. 야권 지지층이 문 전 대표의 심판론으로 결집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문 전 대표도 '심판론'을 더 강조하는 모습입니다.

[문재인/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진정한 통합은 적폐를 덮고 가는 봉합이 아닙니다. 적폐를 확실히 청산하면서 원칙 있는 통합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친박에 의한 보수 결집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당장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강성 친박을 제외하면, 헌재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 많습니다. 강성 친박들의 '박근혜 감싸기'가 과도해질 경우, 여론의 역풍이 거세질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비박 의원들이 집단 탈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널 사랑하지 않아 다른 이유는 없어
미안하다는 말도 용서해 달란 말도 하고 싶지 않아

어반 자카파의 '널 사랑하지 않아'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승복이나 통합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 시절, 국민을 사랑한다고 누차 말했지만, 그 국민은 일부 친박 지지층이었던 것 같습니다. 청와대를 떠나며 내놓은 '불복' 메시지는, 친박 세력을 향한 결집 신호라는 분석이 많죠. 파면된 전직 대통령의 정치 행위. 그 파장이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 박근혜 '불복' 메시지…친박 결집 신호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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