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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차범근 "신태용 감독 유임? 독일전 보면 기회 더 주는 것도"

입력 2018-06-28 20:36 수정 2018-06-28 23:46

"독일 축구계 반응은 '초상집'…한국에 '이길 자격 있다'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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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축구계 반응은 '초상집'…한국에 '이길 자격 있다' 말해"

■ 인터뷰의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20:00~21:20) / 진행 : 손석희

[앵커]

어제(28일) 이 분을 연결해서 인터뷰하기를 참 잘했다 하는 생각을 경기를 지켜보는 내내 가졌었습니다. 카잔에서 직접 경기를 지켜본 차범근 전 감독을 오늘 다시 전화로 연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차
감독님, 나와 계시죠?
 
 

[차범근/전 국가대표 감독 : 네, 안녕하세요.]

[앵커]

어제 인터뷰할 때까지만 해도 그런 결과가 나올 줄은 정말 상상하기 어려웠는데 아무튼 결과가 그렇게 나왔습니다. 어떤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으십니까?

[차범근/전 국가대표 감독 : 먼저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 축구 팬들에게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우리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고요. 다 기억에 남는데 우리 조현우 선수가 결정적인 상대방의 슛을, 실점할 수 있는 그것이 가장 지금도 아주 생생하게 생각이 납니다.]

[앵커]

예. 조현우 선수에 대해서는 첫 경기 때부터 그렇게 많이들 관심을 갖고 '정말 잘한다'라는 얘기를 했었는데 어제 마지막 경기는 정말 뭐랄까요. 거미손이라는 별명을 가진 다른 선수들도 있습니다마는 그 별명을 조현우 선수한테 옮겨가지 않나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나저나 독일 축구 체면이 사실 말이 아닌데 전 대회 챔피언이 다음 대회 조별리그에 탈락한다는 이른바 '디펜딩챔피언 징크스'가 다시 거론되기도 합니다. 혹시 어제 경기가 끝나고 독일 축구 관계자들을 만나보셨습니까?

[차범근/전 국가대표 감독 : 우선 축구협회 부회장님은 경기가 끝나시기 전에 나가셨고요. 완전 초상집이죠. 그러나 친구들이나 거기에 있던 협회 관계자들은 다 경기의 실패를 인정을 하고 "너희들이 충분히 이길 자격이 있다", "우리가 너무 무기력했다" 그리고 문자로도 또 어제 계속 독일에서 친구들이 축하문자를 많이 보내줬습니다. 우리가 이긴 것은, 경기장에서 '당연히 우리가 경기를 잘해서 이긴 결과다', "축하한다"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독일뿐만 아니라 그 주변에 있던 여기 소련의 많은 사람들도 전부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축하를 해 줬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독일 측에서도 어제 경기에 대해서 할 말이 없다라는 반응이 많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마는 어제 인터뷰에서 하신 말씀이 아직도 많이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 그러니까 너무 지나친 비판, 감정적인 비판, 축구를 떠난 개인적인 험담, 이런 것들은 정말 하지 말아야 된다라는 말씀을 해 주셨고, 아마 많은 시청자분들이 크게 동의하셨으리라고 보는데, 그래도 또 어떤 얘기도 있냐하면 '기왕에 이렇게 잘하는 거, 첫 게임부터 잘했으면 좋았겠다' 하는 아쉬움들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것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차범근/전 국가대표 감독 :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 상황이 또 선수들에게 그런 정신력과 집중력을 끌어내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감독의 입장에서 늘 선수를 관리하고 할 때도 칭찬하고 꾸중하고, 칭찬하고 비판하고, 장점과 단점을 이렇게 얘기할 때도 사실 시기가 있거든요. 그래서 팀의 선수나 개인이 사기가 높을 때는 사실 어떤 얘기가 들어와도 별로 문제가 안 되지만 사기가 저하돼 있을 때는 사실은 단점을 가급적이면 부각시키지 않고 장점만을 살려서 선수 심리를 자극을 하게 하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늘 흔히 시합 때 보면, 이렇게 자꾸 그런 것을 떠나서 계속 선수들이 사기가 떨어져 있는 그런 상황에서 그런 것을, 비판적인 기사가 계속 나고 또 개인적인 그런 것을 자꾸 이렇게 부각시켜서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런 것을 자제해 달라는 그런 제 부탁이었고요. 이런 모든 것은 사실 다 필요합니다. 또 다르게 얘기하면 그런 비판들이 결국 선수들한테 그런 집중력을 나오게 했다고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

[앵커]

예. 감독 얘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요. 독일 같은 경우에 놀라운 것이, 지금 감독을 2020년까지인가요? 그때까지 임기를 보장한다, 이렇게 또 나왔습니다. 그래서 대개 저희 같은 경우에는 전혀 그런 것을 볼 수가 없었기 때문에, 더더군다나 옛날 일이기는 합니다마는 차 감독님의 아픔도 과거에 있었고, 이것이 독일 축구의 힘일까요? 어떻게 봐야 될까요?

[차범근/전 국가대표 감독 : 저는 분명히 많은 부분 동의를 합니다, 말씀하신 것에. 그게 독일 축구가 가지고 있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뭔가 한번 어떤 걸 심사숙고해서 결정했으면 실패를 하더라도 계속 꾸준하게 밀고 가서 그런 아픈 경험도 결국 성공의 발판으로 삼는, 이런 문화가 사실 독일은 보편화돼 있는데, 우리는 그런 것들이 잘 안 돼 있죠. 조금 가다가 뭐 좀 안 되면, 한 번 지면, 계속 바꾸고, 바꾸고, 바꾸고, 이렇게 되니까 뭔가 그런 경험과 노하우를 쌓을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전혀 갖지 못하고 있죠, 선수도 감독도. 우리는 감독도 사실은 저 같은 경우도 바로 그런 한 부분인데, 좀 안타깝죠. 앞으로는 조금 이런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실패를 하더라도 긴 안목으로 조금 더 인내하면서 그런 경험, 노하우를 좀 축적해가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면 이건 사실 민감한 질문이기도 한데 신태용 감독은 유임돼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인가요?

[차범근/전 국가대표 감독 : 글쎄요. 제 개인적으로는, 어쨌든 신태용 감독이 어제 경기를 졌더라면 당연히 그런 얘기 자체가 없었겠지만, 이겼고 또 어제 그런 경기를 했으니까 저는 기회를 더 주고, 그렇게 가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니겠는가, 제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한 가지만 더, 어제 저하고 통화하실 때 '차두리 씨하고는 통화를 여태까지 못했다. 그런데 아마 잘 분석하고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 혹시 통화하셨습니까?

[차범근/전 국가대표 감독 : 뭐, 됐습니다. 어제도 선수들이 라커룸에 들어오는데 우리 축구협회장님이랑 내려갔다가 너무 선수들하고 제가 우는 바람에 우리 아들도 놓쳤습니다. 못 봤습니다.]

[앵커]

그런가요. 알겠습니다. 아무튼 어제 통화할 때만 해도 이런 결과가 나올 줄 모른다고 말씀드렸는데, 오늘 정말 기적 같은 결과 가지고 얘기 나누니까, 그래서 즐겁기도 합니다. 잘 돌아오시고요. 연이틀 이렇게 전화연결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차 감독님.

[차범근/전 국가대표 감독 : 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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