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어 터져 나오는 비리에 흔들리는 포스코, 이 배경에는 사실 최근 10여 년간 계속된 정치권의 입김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이 정치권의 입김이 정작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는 적었다고 합니다. 포스코를 처음 세운 박태준 명예회장의 회고록을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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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서 제철소 진척사항을 보고하던 중. 박 대통령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리를 비켜달라고 했다.
"보고는 무슨 보고를 한다고 그러나… 그래, 건의할 내용을 여기다 간단히 적어봐."
박 대통령은 내가 쓴 메모를 보더니 놀라운 행동을 했다. 메모지에 친필 서명을 하지 않는가?
"임자 어려울 때마다 번거롭게 날 찾아올 필요 없네. 앞으로 이걸 보여주면서 소신대로 밀고 나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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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그 유명한 '종이마패'입니다.
한때 '박태준을 방해하는 인간은 총살하겠다'라는 내용이라고 소문이 돌기도 했는데요, 진짜 내용은 포항제철이 공급업체를 결정할 때 독립성을 보장해주겠다라는 겁니다. 즉 포스코 독립성의 상징적인 문서죠.
자, 또 다른 수사대상 경남기업 역시 박 대통령의 각별한 총애를 받던 기업입니다. 김해 국제공항을 건설하고, 중동 진출에도 많은 공을 세웠죠.
특히 신기수 전 경남기업 회장은 아버지를 잃어 어려움에 처한 당시 박근혜 영애에게 성북동 집을 마련해 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신기수 회장은 전두환 정권 당시 경영권을 잃고 지금은 친MB 인사로 분류되는 성완종 회장이 회사를 경영합니다.
이 두 기업의 공통점이 보이실 겁니다. 박정희 정권에서 성장했지만, 친MB 인사에게 접수됐습니다.
이번 사정정국에서 첫 번째 타깃이 된 두기업 모두 박근혜 대통령과 오랜 인연이 있다는 묘한 상황이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