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성전환자, 이른바 트랜스젠더만 노려 금품을 빼앗은 10대 폭주족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자신의 성 정체성을 감춰야 해 신고조차 제대로 못 하는 우리 사회의 약자를 노린 범죄였습니다.
이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오토바이를 탄 10대들이 중년 여성 차림의 사람에게 접근합니다.
오토바이에서 내리더니 갑자기 때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손에 들려있던 핸드백을 빼앗아 달아났습니다.
피해자는 50살 김모씨.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남성, 이른바 트랜스젠더입니다.
이 일대에서 성매매 호객행위를 해오다 범죄의 표적이 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불법 성매매를 들킬까 봐 신고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노렸습니다.
[트랜스젠더 피해자 : 트랜스젠더니까 다들 신고를 꺼리는 거죠. 떳떳한 건 아니잖아요. 그늘에서만 소리 없이 피었다지는….]
하지만 그들에겐 생계가 달린 문제였습니다.
[트랜스젠더 피해자 : 유일한 생계니까 절실한 게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언니는 자살까지 했어요. 생활고에 시달려서 애들 때문에 일도 못하고….]
참다못한 피해자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힌 10대는 모두 20여 명.
동네 선후배 사이로 오토바이를 타고 몰려다니며 여러 차례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김모군 (18세)/피의자 : 트랜스젠더들이 있다길래 보러갔다가 분위기에 이끌려서 때렸어요.]
경찰은 범행을 주도한 18살 김모군 등 3명을 구속하고 다른 범죄가 더 있는지 추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