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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들, 조세회피처 '페이퍼컴퍼니' 위험한 거래

입력 2019-10-13 20:20 수정 2019-10-13 21:17

'페이퍼컴퍼니 중개 전문' 은행장부에 대기업 언급
금융범죄로 문 닫은 은행…"물건 판 돈 받았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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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컴퍼니 중개 전문' 은행장부에 대기업 언급
금융범죄로 문 닫은 은행…"물건 판 돈 받았을 뿐"


[앵커]

지금부터는 버진아일랜드 같은 조세회피처에 세워지는 '페이퍼컴퍼니' 그러니까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와 거래한 우리 대기업들의 이야기입니다. 보통 세금을 피하거나 어디서 난 돈인지 숨기기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세우는데, 그러다 보니 미심쩍은 돈들이 이곳을 거쳐가게 됩니다. 과거 삼성그룹이 이런 페이퍼컴퍼니와 금융거래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죠. JTBC가 특정 페이퍼컴퍼니와 거래를 중개한 한 외국 은행의 자료를 입수했는데, 거래 목록에는 현대나 LG, 한화, 금호, 두산 같은 국내 대기업들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 은행은 지금 금융범죄 혐의로 문을 닫은 상태입니다. 해당 대기업들은 물건 팔고 난 돈을 이런 식으로 받았을 뿐,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데요.

먼저 이윤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리투아니아 유키오은행의 금융거래장부입니다.

유키오은행은 돈세탁 등 각종 금융범죄 혐의로 2013년 폐쇄된 곳입니다.

한국 기업과 개인의 거래만 추려낸 장부에는 현대, LG, 한화, 금호 등 대기업들의 이름이 포함돼 있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모두 2200건으로, 8425만 달러, 우리 돈 약 1000억 원 규모입니다.

주로 2011년에서 2013년 사이에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기업별로는 현대중공업 114만 달러, LG화학 40만 달러, 현대엘리베이터 36만 달러, 한화 31만 달러, 금호타이어 24만 달러, 두산산업차량 18만 달러 등입니다.

돈을 보낸 곳은 조세회피처의 페이퍼컴퍼니였습니다.

버진아일랜드의 라스톤트레이드와 벨리즈의 에비악홀딩이라는 두 회사에서 이들 대기업에 돈을 보낸 것입니다.

기업들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거나 "자세한 내용은 몰랐다"는 입장입니다.

"물건을 판 대금을 받았을 뿐"이라고 해명합니다.

[A기업 관계자 : 네가 주든 남이 주든 우린 돈만 받으면 되니까요. 제3자 회사 명의를 통해 주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현실적으로 거래 기업에 이런 거래를 문제 삼기는 힘들다고도 했습니다.

[B기업 관계자 : 대금 일부를 받는 입장에서 '야 너네 탈세하는 거 아니야?'라고 얘기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에요.]

기업들은 지금도 같은 방식의 거래가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C기업 관계자 : 수출 물량이 수도 없이 많은데, 전수조사해서 확인해볼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국내법상으로는 문제가 없더라도, 해외 거래 기업의 탈세 등을 도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출처 : 유튜브)
(영상디자인 : 이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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