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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월호 5주기, 남겨진 사람들은…'수호 엄마' 전도연

입력 2019-04-15 21:39 수정 2019-04-16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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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5일) 이분을 다시 모시기로 하면서 처음에는 무척 반가운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영화 '집으로 가는 길', 이 영화가 나왔을 때 인터뷰한 것이 벌써 한 5년 그리고도 4개월 정도가 돼서 당연히 반갑지 않을 수가 없는 일이죠. 그런데 제가 이 영화를 보고 난 다음에는 이분을 모셔야 될까를 잠시 좀 고민을 했습니다. 며칠 동안 고민을 했습니다. 이분을 모셔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 때문에. 이 영화는 바로 '생일'입니다. 아마 영화를 보신 분들께서는 제가 왜 그런 고민을 했는지 아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런 사이에 날짜는 갔고 오늘 세월호 참사 5주년 하루 전날이고 또 이분과 약속한 날이기도 하죠. 그래서 모셨습니다. 전도연 씨가 나와 계십니다.

■ 인터뷰의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20:00~21:20) / 진행 : 손석희


[전도연/배우 : 안녕하세요.]

[앵커]

오랜만입니다. 무척 오랜만입니다. 영화를 보고 난 뒤에 몇 가지 이렇게 생각을 좀 했는데 그중의 한 가지는 뭐였냐면 이 세상에 배우는 왜 존재해야만 하는가를 생각을 했습니다. 배우가 존재해서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했고요. 특히 이 영화를 보고 난 다음에는 그 배우가 전도연 씨라는 데 대해서 굉장히 좀 뭐랄까요. 안심을 했다고 할까. 그런 여러 가지 생각이 좀 떠올랐습니다.

[전도연/배우 : 감사합니다.]

[앵커]

우선 저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좀 드리고 싶고요. 오늘 제가 좀 고민했던 것은 전도연이라는 배우를 그냥 당분간은 수호의 엄마로 영화 속에 남겨드렸으면 하는 생각도 들어서. 그래서 모시는 게 맞을까를 잠깐 고민을 했습니다. 이 자리에 나올 때까지 조금 꺼려하셨다고도 들어서 요즘 다른 인터뷰도 꺼려하신다고 들었고 저하고 같은 생각으로 꺼려하신 건가요?
 
  • 영화 속 '수호 엄마'…인터뷰 꺼려지진 않았나


[전도연/배우 : 같은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지금 이 자리도 그렇고 그전에 인터뷰들도 그렇고 굉장히 조심스럽고 굉장히 어렵기는 했어요. 그리고 생일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쉬운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조심하고 신중하고 그리고 좀 선별을 해서 잘 인터뷰를 하고 싶었죠.]

[앵커]

영화를 택할 때도 결코 쉽게 택하실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생일을 택할 때에는. 무엇이 가장 걱정스러우셨습니까?

[전도연/배우 : 일단 너무 큰 슬픔을 제가 대면할 자신이 없었고요. 그리고 또 하나는 제가 밀양이라는 작품으로 아이를 잃은 엄마역을 했었기 때문에 고사를 했었죠. 고사를 했었는데 그게 표면적으로는 제가 거절을 했다고 하지만 사실 대본을 읽고서는 제가 마음에서 이 작품을 놓지 못했기 때문에 두 번을 고사하고서도 다시 마음을 바꿔서 결정을 하게 되지 않았나.]

[앵커]

물론 지금은 전혀 후회하지 않으시리라 믿고요.

[전도연/배우 : 네. 오히려 이 작품을 하게 돼서 다행이고 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앵커]

영화 촬영이 끝난 것은 언제였죠? 

[전도연/배우 : 촬영이 끝난 건 작년… 7월, 7~8월 정도 됐습니다.]

[앵커]

꽤 오래됐군요. 그 이후에 후반 작업도 했을 거고요. 그럼 거의 8개월 정도의 시간이 지났는데. 그 8개월 정도의 시간은 전도연 씨한테는 어떤 시간이었을지가 좀 궁금해집니다.

[전도연/배우 : 굉장히 후련하기도 했고 섭섭하기도 했고 그리고 잠시 좀 잊고 싶었었던 것 같아요. 촬영을 하는 동안에 매 신 하나하나가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생일에 대해서 잊고 있었고 잊으려고 했었고 그리고 다음 작품을 준비하기도 했었죠.]

[앵커]

그리고 이제 개봉이 됐기 때문에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는 그런 상황이 됐군요.

[전도연/배우 : 그래서 생일을 개봉한다고 했을 때 작품을 보고 싶어서 작품을 미리 한 번 봤었어요. 그리고 다시 촬영했던 기억과 제가 이 작품을 선택했던 기억들을 떠올렸죠.]

[앵커]

지금 굉장히 많은 분들이 찾고 계시기는 하지만 동시에 또 어떤 생각도 드냐 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싶어 하시면서도 안 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실 것 같습니다.

[전도연/배우 : 네.]

[앵커]

왜 그렇다고 생각하십니까?
 
  • 관객이 영화 보기 고민한다면 …무엇 때문일까


[전도연/배우 : 아무래도 세월호에 대한 기억이, 그 상처가 너무 크고 아팠기 때문에 다들 두려워하시기 않았나. 사실 저부터도 그랬었고요. 그래서 두려워하시는 것 같아요. 그 상처를 또다시 아파질까 봐.]

[앵커]

그러면 배우로서는 그런 분들께는 뭐라고 말씀을 하시고 싶으십니까?

[전도연/배우 : 이 생일이라는 작품이 그 예전의 상처를 들춰내서 다시 아프자고 만드는 이야기였으면 사실 저도 이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생일이라는 작품은 그분들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야 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여서 저는 선택을 했고 그리고 저희 생일이 말하는 이야기도 그런 이야기라고 생각을 해서 좀 많은 분들이 봐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앵커]

영화 속에서의 과정을 보면 다른 유가족들하고 처음에는 어울리지 못하는 순남 씨의 심리, 이런 것들이 나옵니다. 저는 영화를 보면서 상당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슬픔을 혹은 아픔을 견뎌내는 방법이라는 것이 모든 사람이 같은 건 아니니까. 그런 점에서 이 영화에 상당 부분 공감을 하기도 했습니다. 순남 씨의 생각에 대해서. 결국 그것이 생일을 맞으면서 좀 뭐랄까요. 풀리게 된다고 할까요. 그럼 전도연 씨는 그 생일 모임이 있기 전까지의 순남 씨에 대해서 동의하십니까?
 
  • '수호 엄마'는 유가족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데


[전도연/배우 : 네. 사실 시나리오를 처음 봤고 처음부터 순남의 감정이 동의가 다 된 것은 아니지만 촬영을 하면서 저도 순남의 마음을 조금씩 알게 됐던 것 같아요. 그리고 순남 입장에서는 아들을 마음속에서 떠나보내지 못하고 그러면서 현실을 부정하고 외면하고 그리고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못했었던 것 같아요.]

[앵커]

그런데 그러한 심리의 어떤 흐름이랄까. 그 흐름을 좇아가는 묘사가 그게 매우 뻔했으면 공감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그 영화 속의 그런 심리의 흐름은 알게 모르게 동의할 수밖에 없는 그런 모습을 띠고 있더라고요, 영화가. 제가 잘 본 건가요?

[전도연/배우 : 잘 보신 것 같아요. 그런데 저희 생일이 감독님이 글을 쓰셨는데 만약에 무언가 감정적으로든 그날의 기억이든 무언가를 강요하는 거였으면 아마 저도 선택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런데 감독님이 그냥 되게 담담히 객관적으로 그 상황을 만들어내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앵커]

거기에 동의했습니다. 이웃에 대한 부분도 많이 생각하게 됐는데 그 영화의 한 장면에서 크게 이렇게 통곡을 하시잖아요. 온 아파트 단지에서 다 들을 정도로. 그에 대한 이웃들의 반응 같은 것들이 짧게 짧게 이렇게 나오는데. 그것을, 모르겠습니다. 제가 너무 이렇게 크게 확대해석한지는 모르겠으나 그것이 어찌 보면 세월호 유가족들 혹은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굉장히 다양한 스펙트럼 이런 것들이 나타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이웃들이 다 듣고 있는 가운데 '통곡'…의미는


[전도연/배우 : 맞습니다.]

[앵커]

그건 제가 설명드리고 전도연 씨가 맞습니다 할 게 아니라 사실은 제가 설명을 듣고 싶은 내용이기는 합니다.

[전도연/배우 : 유가족분들을 바라보는 시선, 오해, 편견 그리고 피로도 이런 모든 것들이 담담하게 영화 속에 그려져 있고요. 그리고 그런 모습들이 이웃들을 통해서 보여지고 있고요. 그런데 그 옆집 엄마 우찬 엄마의 모습은 감독님은 누군가가 그래주기를 바라는. 누가 손잡아주고 안아주기를 바라는 모습을 그리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앵커]

그것이 연기하면서도 다 감정이입이 돼서 다 그대로 느껴지시던가요? 당연히 그랬겠지만.

[전도연/배우 : 신을 찍을 때 말씀하신 대로 아파트가 떠내려가라 우는 순남이라고 순남이 느껴야 될 감정이 너무 명확했기 때문에 굉장히 부담스럽고 굉장히 오랫동안 제가 울었어야 했는데 그 우찬이 엄마가 와서 저를 안아주는 신이 있는데 그 따뜻함에 제가 감정적으로 지치고 이제는 그만하고 싶다고 했을 때 뭔가 그 따뜻함에 제가 다시 감정에 젖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굉장히 감정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앵커]

영화 촬영이 다 끝난 다음에 유가족분들을 만나뵀다고 들었습니다.

[전도연/배우 : 네.]

[앵커]

만일 제가 배우였으면 특히 전도연 씨의 그런 역할을 맡을 상황이었으면 먼저 가서 뵙고 뭔가 느끼고 그것을 연기에 투영시킬 것이다, 이렇게 상식적으로 생각을 했는데 다른 생각이 있으셨나요 혹시?
 
  • 촬영 끝난 뒤에야 유가족들 만난 이유는


[전도연/배우 : 두려웠던 것 같아요, 그분들을 직접 만나는 게. 그리고 시나리오를 읽고서도 느껴지는 감정이 너무 컸기 때문에 아픔, 슬픔이 너무 컸기 때문에 제가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았어요. 그리고 감독님이 그려내고 싶은 이야기대로 저도 순남을 되게 담담하게 연기하고 싶었기 때문에 뭔가 감정적으로 제가 너무 많이 빠질까 봐 사실은 조금 한발자국 물러서 있기는 했죠.]

[앵커]

그런데 다른 데서 인터뷰한 걸 잠깐 제가 좀 뵀는데 한발자국 떨어져계시지 않았던 것 같은데요.

[전도연/배우 : 네?]

[앵커]

촬영하고 매일 아프셨다면서요.

[전도연/배우 : 네. 그러니까 사실 제가 감정적으로 많이 빠져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그게 육체적으로 약간 피로도로 왔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촬영 끝내고 집에 오면 잘 때 굉장히 끙끙 앓으면서 잠을 잤던 것 같아요. 그게 되게 고통스러웠던 것 같아요.]

[앵커]

어떤 말씀인지 그래도 이해는 좀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설경구 씨하고는 이번에 설경구 씨도 워낙 열연을 보여주셔서 18년 만에 같이 작업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렇게 질문드리면 어떨지 모르겠는데 누가 누구한테 더 의지가 됐을까요?
 
  • 설경구 씨와 18년 만에 '호흡' 어땠나


[전도연/배우 : 서로가 서로한테 의지가 됐던 것 같아요. 그리고 설경구 씨랑 저뿐만 아니라 그 생일에 참여했던 스태프들 그리고 모든 배우들이 서로를 의지하면서 그리고 기다려주면서 그렇게 촬영을 했던 것 같아요.]

[앵커]

생일 당일의 그 모습. 영화의 이른바 흔히 얘기하는 클라이맥스죠. 이른바 롱테이크 기법이라고 해서 그걸로 꽤 긴 시간을 카메라 한 대로 쭉 쫓아가는데 그날의 분위기는 혹시 어땠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전도연/배우 : 그 생일 모임 신은 사실 처음에 이 작품을 선택하고 전체 대본리딩을 하는데 그때도 모든 배우들이 피했었어요, 너무 감정적으로 폭발을 할까 봐 되게 모든 사람들이 다 두려워했던 신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감독님이 리허설을 하시고 그리고 이거를 롱테이크로 한 번에 다 가고 싶다고 하셨을 때 정말 거기 계신 모든 분들이 정말 생일 모임에 있는 것처럼 그렇게 다 하나하나 느끼고 그리고 서로 격려하고 그리고 위로하면서 그렇게 촬영을 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잘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앵커]

사실은 이런 얘기 하면서 조금 걱정되는 것은 이른바 스포일러가 있잖아요. 그래서 이거 다 말씀드려도 될까, 질문드려도 될까 하는 걱정을 잠시 좀 하기는 했는데 그런데 그런 걱정은 조금은 접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 모든 얘기들은 우리가 잘 아는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에.

[전도연/배우 : 생일 모임 같은 경우는 촬영 현장 분위기나 이런 것들이 많이 보여졌기 때문에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수호의 동생 역할을 맡은, 예솔이 역할을 맡은 김보민 양. 저는 뭐랄까요. 굉장히 많이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아역 배우라고 흔히 얘기하는데 그렇게 연기가 디테일이 살아 있는 아역 배우는 저는 처음 본 것 같아서.
 
  • '수호 동생' 김보민 양의 연기도 인상 깊었는데


[전도연/배우 : 보민 양 하고는 제가 전체관람가라는 작품을 잠깐 했었는데, 단편. 거기서 제 딸로 나왔었어요.]

[앵커]

그렇군요.

[전도연/배우 : 거기서 제가 저랑 같이 연기하면서 사실 저도 좀 놀랐었어요. 그런데 마침 생일에서 제 딸 역할이라고 해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죠. 그리고 되게 아이의 감정이 굉장히 순수하잖아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그대로 담아내고 싶어서 감독님이 보민 양한테는 대본을 안 읽었으면 좋겠다라고 요청을 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매 신을 찍을 때마다 순간순간 느껴지는 감정을 그대로 담아내셨죠.]

[앵커]

그렇군요. 오늘 다른 작품이라든가 앞으로 하실 작품이라든가 배우로서의 계획이라든가 하는 것은 제가 일부러 여쭤보지 않겠습니다. 그냥 고스란히.

[전도연/배우 : 저는 생일 이야기만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앵커]

고스란히 수호 엄마로 돌려보내드리겠습니다.

[전도연/배우 : 감사합니다.]

[앵커]

고맙습니다.

[전도연/배우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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