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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500명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위해 1년간 수놓은 이불

입력 2018-01-17 14:07

경남 진해여고 학생들 김양주·김복득 할머니에게 2채씩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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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해여고 학생들 김양주·김복득 할머니에게 2채씩 전달

차가운 날씨가 이어진 17일 경남지역 여고생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에게 직접 만든 이불을 전달했다.
 
여고생 500명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위해 1년간 수놓은 이불

경남 진해여자고등학교 학생 4명은 이날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우리요양병원을 찾아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양주(94) 할머니에게 목화솜 이불 2채를 전달했다.

진해여고 1, 2학년 학생 500여명이 1년간 함께 만든 것이다.

학생들은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직접 한땀 한땀 바느질하며 따뜻한 이불 5채를 만들었다.

매일 1교시 수업을 앞두고 하루 10분씩 시간을 내 정성스럽게 바느질을 했다.

한 명씩 가로 20㎝, 세로 20㎝ 크기 면에 다양한 무늬를 한땀 한땀 넣었다고 한다.

이불에는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 등 문구와 '나비', '꽃' 그림 등이 예쁘게 수놓아져 있었다. 한쪽에 만든 학생 이름 이니셜이 조그맣게 바느질돼 있다.

이불 2채는 다른 피해자 할머니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나머지 한 채를 팔아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에 20만원을 기부했다.

김도영 교장은 "교직원과 학생들 사이에 이불을 직접 만들어 전달하자는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말했다.

학생 4명과 김정현 교사가 이불을 전달하고 인사를 했지만 김 할머니는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아 제대로 인사를 전하지 못했다.

학생들은 "건강하세요", "따뜻한 겨울 보내시고 아프지 마세요" 등 인사말을 할머니 귓가에 대고 말했다.

할머니 손을 잡고 인사를 하는 동안 학생들은 눈시울을 적셨다.

강문정(18) 학생은 "말도 못 하시고 눈도 마주치지 않으신 할머니께서 제가 잡은 손을 꽉 잡으며 놓지 않아 갑자기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김정현 교사는 "올해 처음 이불을 전달했는데 앞으로도 계속해서 좋은 기부를 이어가도록 하겠다"며 "학생들이 다음에는 여름 이불을 만들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병원에서 만난 이경희 시민모임 대표는 "500여명 학생 정성에 감동했다"며 "김 할머니께서 학생들 온기를 받아 기운을 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교사와 학생들은 오후에 경남 통영에 있는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101) 할머니에게 이불 2채를 전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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