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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강 망치는 '방치된 수상레저 시설물'

입력 2017-06-28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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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때 이른 더위로 강원도 춘천과 경기도 가평 근처에서 즐길 수 있는 수상 레포츠가 인기인데요. 그런데 강변 곳곳에 일부 수상 시설물들이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습니다.

수질 오염에 안전사고 문제까지 우려되는 현장을 밀착카메라 김도훈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푸른 하늘 아래 곧게 뻗은 강줄기를 따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물 위를 질주합니다.

본격적인 수상 레포츠 계절을 맞은 춘천 홍천강과 가평 북한강에는 물놀이 기구들이 등장했고, 관광객들은 내리쬐는 햇볕을 피해 물속으로 뛰어듭니다.

그런데 보트를 타고 달려본 강 주변으로 일부 구조물이 부서지고 무너진 수상 시설물들이 눈에 띕니다.

시설물 가까이 가봤더니, 한때 수상 레포츠 업체가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집기류들이 발견됩니다. 플라스틱 의자는 뒤집혀있고, 시설물 곳곳은 뜯겨나가고 벗겨진 채 녹슬어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았습니다.

인근에 방치된 또 다른 수상 시설물은 들어가는 길목은 성인 남성 키만큼이나 높은 수풀에 가로막혀 접근조차 쉽지 않습니다.

수상 레저 스포츠를 즐기는 관광객들과 불과 50여m밖에 떨어지지 않은 이곳도 수상 레포츠 업체입니다. 하지만 바닥을 보시면 업체 간판이 이렇게 나뒹굴고 있고요. 뒤쪽을 보시면 마룻바닥은 뜯겨진채 방치돼 있는 모습입니다. 뒤쪽으로 한 번 가서 보실까요. 시설물 전체가 앞쪽으로 절반 정도 기울면서 선착장 일부는 발을 헛디디면 빠질 만큼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바로 옆 수상 시설물은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 설치한 어선 선착장이지만, 반쯤 무너져내린 시설물 곳곳엔 수북이 쌓인 먼지와 거미줄이 얽혀있고, 철근은 큰 충격을 받은 듯 엿가락처럼 휘어졌습니다.

이곳은 폐업한 업체가 사무실로 활용하던 공간입니다. 이 안쪽을 보시면 부서진 폐가구들 사이로 이렇게 조류 사체가 뒤엉킨 채 방치가 돼 있는 모습이고요. 앞쪽을 보시면 구조물이 앞쪽으로 반쯤 내려오면서 원래는 붙어있어야 할 알루미늄 새시와 바닥이 이렇게 손 하나가 들어갈 만큼 붕 떠 있는 상황입니다.

뒤쪽으로 와서 한번 보실까요. 며칠 전 비가 내리면서 각종 쓰레기와 부유물들이 이렇게 강 앞으로 떠내려온 상황입니다. 물속 상황은 어떨지 저희가 한번 수중카메라로 촬영을 해보겠습니다.

헤엄치는 물고기들 사이로 버려진 맥주캔이 발견됩니다. 곧이어 녹슨 철근과 밧줄, 비닐 천막까지 모두 부서진 수상 시설물 아래 물속에 잠겨있습니다.

[인근 주민 : 좀 흉물 이긴 흉물이에요. 환경오염이나 불법적인 행위들, 위험하기도 하죠. 불법영업하다가 단속이 나오니까 버리고 간 거예요. 낡아서 부서지고 버려지고…]

부서진 시설물 일부가 떠내려와 어민들이 쳐놓은 그물이 찢어지는 피해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방치된 수상 시설물들이 마을 사람들이 운영했던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속내를 털어놓기도 꺼려합니다.

[인근 주민 : 한마을 사람들인데 뭔가 분쟁거리가 되고 할까봐 좀 그런 내용은…누가 고발해서 이런 취재를 나왔는지…]

현행법상 지자체의 인허가를 받지 않은 수상 시설물은 하천법 위반으로 2년이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무허가 시설물은 사유재산이라도 강제 철거대상에 포함됩니다. 하지만 관할 지자체는 그동안 별다른 행정 조치도 하지 않다가 최근에서야 소유주들에게 자진철거를 통보했습니다.

[춘천시청 관계자 : 하천법 위반이기 때문에 자진철거를 하도록 유도를 하고요. 계속해서 안 되면 이제 행정 대집행을 통해서라도 철거가 가능합니다.]

관광객에겐 휴양지이자 생계를 꾸리는 어민들에겐 삶의 터전인 한강 유역이 오염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한 지자체의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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