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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병무청,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 아들 병역법 위반 혐의로 경찰 고발

입력 2022-07-05 16:04 수정 2022-07-0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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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청이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의 아들 은 모 씨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최근 경찰에 고발한 것으로 JTBC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은 전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한국수출입은행장과 금융위원장을 역임한 고위공직자 출신입니다.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은성수 전 금융위원장

은 씨는 지난해 12월 미국 영주권을 취득하고 올해 1월 귀국했습니다. 은 씨는 같은 달 '입영을 위한 가사정리' 목적으로 병무청으로부터 국외여행기간 연장을 허가받고 다시 미국으로 갔습니다. 즉, 입대를 하겠으니 미국에 있는 직장 등을 정리할 수 있도록 출국을 허가받은 겁니다. 은 씨에게 국외여행이 허가된 기간은 3개월이었습니다. 병역 의무자는 병무청의 허가가 있어야만 국외여행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올해 3월 미국에 있던 은 씨는 병무청에 다시 국외여행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신청했습니다. 이번엔 다른 이유를 들었습니다. '해외이주' 목적이었습니다. 병무청은 불허했습니다. 그리고 은 씨에게 올해 5월까지 귀국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하지만 은 씨는 응하지 않았고, 현재까지도 미국에 체류 중입니다.

병무청은 은 씨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병무청은 JTBC에 "병역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병역의무자의 병역이행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병역법 제94조에 따르면 허가 기간 내 귀국하지 않을 경우 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습니다.

JTBC는 은씨가 지난해 이미 한차례 병무청에 의해 경찰에 고발당했던 사실도 추가로 파악했습니다. 미국 유학 중이던 은 씨는 지난해 9월 국외여행허가 기간이 만료됐습니다. 당시 은 씨는 '영주권 신청 중' '영주권 취득을 위한 인터뷰 참석' 등의 이유로 병무청에 국외여행기간을 연장해달라고 두 차례 신청했습니다.

병무청은 '영주권 신청 중'이란 이유로는 국외여행기간을 연장해줄 수 없다고 두 번 모두 부결 처리했습니다. 그리고 은 씨에게 귀국을 통보했습니다. 하지만 은 씨는 병무청의 귀국 명령을 거부하고 영주권을 취득하기 위한 절차를 밟았습니다. 병무청은 은 씨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은 씨는 결국 영주권을 취득했고, 직후 병무청에 이의신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돌연 병무청이 은 씨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영주권 신청 중에 미국을 떠나면 영주권이 무효화 될 수 있다는 은 씨 측의 주장을 병무청이 수용한 겁니다. 또 은씨가 영주권을 취득하면 귀국해서 병역을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던 점도 이의신청을 받아들인 이유로 알려졌습니다.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은 JTBC에 "영주권 인터뷰만 마치고 귀국하려고 했다"며 "영주권 신청 중에 귀국하면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은 씨는 영주권을 취득한 상태에서 귀국할 수 있었고, 병무청은 은씨가 귀국한 직후에 고발을 취하했습니다. 영주권 취득이란 같은 사안을 두고 병무청이 한 달 새 판단을 달리 한 겁니다.

병무청은 은 씨를 상대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모두 취했다는 입장입니다. 은씨가 계속해서 귀국하지 않을 경우, 병무청 홈페이지에 신상을 공개할 방침이며, 은 씨와 은 전 위원장 등을 상대로 계속해서 귀국을 해 병역을 이행하도록 설득하겠단 계획입니다. 하지만 은 씨를 강제로 귀국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병무청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병역 의무자가 허가 없이 해외에 체류하더라도 강제로 데리고 올 방법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은 씨는 만 37세까지 귀국하지 않으면 만 38세가 되는 해에 자동으로 병역을 면제받습니다.

은 전 위원장은 JTBC에 "군대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병역을 기피할 생각은 없다"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면목이 없다"고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아들이 귀국하도록 계속해서 설득 중이며 노력하겠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은 전 위원장은 그러나 병무청이 국외여행기간 연장을 불허한 조치와 관련해 국민권익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제기한 상태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취재진은 당사자인 은 씨의 입장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응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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