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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위안부 피해자 이용…모금 이유도 몰라"

입력 2020-05-25 18:24 수정 2020-05-25 18:46

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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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예고한 대로 오늘(25일)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두 번째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편의상 할머니라고 부르고 있지만요. 이용수 할머니는 본인이 쓴 글에 '여성인권운동가'라는 점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이 할머니는 정대협이 수십 년 동안 위안부 할머니들을 이용해 모금 활동을 했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러면서 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을 향해선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비례대표에 출마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아직은 이 할머니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보니까, 이에 대한 정의연과 윤 당선의 대답은 나오는 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최종혁 반장 발제에서 이용수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 내용을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이용수/할머니 (지난 7일) : 데모(수요 집회)해서 돈 걷어서 뭘 합니까? 하나도 쓴 거 없습니다. 할머니한테 써야지요! 내가 해가지고 거둔 돈인데. 왜 자기들 마음대로 한답니까? 전국 할머니한테 써야 하는데 전국 할머니한테 쓴게 없잖아요?]

[윤미향/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지난 12일) : 피해자들에게 모든 기부금을 어떤 현금 지급이라든가 물품 지급으로 할 수는 없는 상황이고…사실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을 위한 여러 가지 다양한 사업도 큰 범주에서는 저희들은 '피해자 지원 사업이다'라고 보고 있어요.]

그리고 정의연은 이용수 할머니에겐 후원금도 전달됐다며 영수증을 공개했습니다. 1992년 생활비로 100만 원, 25년 뒤인 2017년 여성인권상 상금 명목으로 1억 원. 그러면서 윤미향 당선인은 "할머니의 기억이 달라졌다"고 했죠.

이용수 할머니의 첫 번째 기자회견 이후, 정의연과 윤 당선인을 둘러싼 숱한 회계 부정 의혹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검찰 수사가 시작되었고, 정의연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지내는 쉼터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됐습니다.

이런 와중에 이 할머니가 두 번째 기자회견을 예고했죠. 당초 기자회견을 하려 했던 대구 시내의 한 찻집엔 이른 아침부터 취재진 100여 명이 모여 혼잡이 빚었고, 결국 회견 장소를 호텔로 변경했습니다. 이용수 할머니는 앞서 자신을 찾아왔던 윤미향 당선인에게도 기자회견에 오라고 했지만, 윤 당선인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이 할머니는 우선, 자신의 첫 번째 기자회견 이후 불거진 정의연과 윤 당선인에 대한 의혹에 대해선 생각지 못한 문제들이 발생했다며, 이는 검찰에서 할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오늘 기자회견의 대부분을 차지한 주장은, 그동안 위안부 할머니들이 정대협에 이용을 당했다는 겁니다. 주장을 정리해보면,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은 당초 근로정신대, 일제에 강제로 끌려가 노동을 착취당했던 피해자를 위한 단체로, 위안부 피해자들과는 관련이 없는 단체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용수/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 정신대대책협의회만 정신대 문제만 하지 자기네들이 무슨 권리로 위안부 피해자를 만두의 고명으로 사용했습니다. 할머니 어디 갔다 왔습니까? 해서 밝혀줘야 하는데, 한번도 할머니 앉혀가지고 증언 한번 받은 적이 없습니다.]

당초 정대협이 위안부 문제에는 관심이 없었다라는 건데요. 정대협이 각종 모금 활동 등에 위안부 할머니들을 동원했고, 기부금 횡령 의혹은 더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용수/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 좀 맛있는 거 사달라고 하니까 돈 없습니다. 돈을 걷어가지고… 그래도 그것이 뭐 그런가 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어디 가도 또 교회 가도 또 돈을 주면, 그걸 그런가 보다 생각했는데 그래도 모르고 쭉 30년을 해가지고 나왔습니다. 속이고 이용하고, 재주는 곰이 하고 돈은 되사람이 받아먹었습니다. 재주를 30년 동안 재주 했습니다. 그 돈은 되사람이 받아먹었습니다.]

정의연을 둘러싼 논란을 지켜보던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10년 전 기억을 소환하기도 했는데요. 이명박 정부 당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 정부가 내놓은 안은, 주한 일본대사가 직접 위안부 피해자를 만나 일본 총리의 사죄가 담긴 친서와 보상금을 전달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 안을 갖고 윤미향 당선인을 직접 만났는데, 당시 윤 당선인의 반응을 이렇게 주장합니다.

[천영우/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지난 16일/ 화면출처: 유튜브 '천영우TV') : 위안부 문제가 이렇게라도 해결되면 정대협이 좋아할 줄 알았는데 윤미향 대표의 얼굴에 아주 곤혹스러운 표정이 가득하더라고요. 정대협이 순수한 마음으로 위안부들의 이익을 진정으로 대변하는 줄 알고 있었는데, 윤미향 대표의 표정을 보고서야 정대협과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구나 하는 걸 제가 깨달았습니다.]

천 전 수석은 일본 요미우리신문과도 같은 취지의 인터뷰를 하면서 정대협을 위안부 피해자를 위해서가 아닌,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단체로 묘사했습니다. 자신의 주관적인 느낌에 의존해 마치 그동안 정대협이 해 온 위안부 인권운동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처럼 비춰지고, 게다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를 쏟아낸 건 적절치 않아 보입니다. 자칫 일본 우익에게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빌미를 줄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이형석/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정의연의 노력을 싸잡아 매도하려는 극우세력의 반역사적, 반인륜적 작태는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한때 국정의 한복판에서 외교와 안보를 책임진 인사가 이런 언행을 하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설훈/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후지TV는 천영우 이사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한일 간 현안을 해결하려면 한국 시민단체는 변해야 한다'라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이용수 할머니 역시 나는 위안부 인권운동 자체를 없애자는 게 아니라 정의연 내에 있던 적폐를 없애자는 것이라고 강조했죠. 하지만 일본 내 우익들 사이에선 이번 사건을 악용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호사카 유지/세종대 교수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결국은 위안부 문제 자체가 가짜다. 그러니까 성 노예라는 건 있을 수가 없어. 그러니까 위안부 할머니들이 성 노예가 아니었다, 라는 말을 아마 하고 싶을 것이다. 하고 싶어 할 것이다, 라는 또 그러한 보도를 해요.]

사실 윤미향 당선인과 정의연을 둘러싼 논란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심경을 딱히 하나로 표현하긴 쉽지가 않습니다. 국가가 침묵하던 시절,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을 위해 싸워 온 정의연의 가치와 제기된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그 안에서 마치 관행처럼 쌓여 온 잘못들이 충돌하기 때문이겠죠. 바로잡을 건 바로잡고 이어나갈 건 이어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이용수 할머니 "정대협에 위안부 이용 당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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