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합의했다 vs 안 했다" 진실공방

입력 2018-03-26 17:3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과 금호타이어 노조 대표들이 해외매각에 합의했는지를 놓고 26일 이 회장과 노조 간 진실게임이 벌어졌다.

이 회장은 노조가 지난 23일 자본유치(해외 매각) 합의를 손바닥 뒤집듯 어겼다고 주장하는 반면, 노조는 이 회장을 비공개로 만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합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채권단이 노조에 제시한 해외매각 동의 데드라인(30일)을 나흘 앞두고, 양측이 해법을 찾기는커녕 공방을 벌이면서 금호타이어 문제가 결국 파국을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23일 오전 9시 반부터 오후 1시 반까지 노조와 설명하고, 설득했다. 여러 가지 우려 사항에 대한 보완 방안도 진지하게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그는 "그 결과 (노조는) 더블스타 투자유치를 수용했고, 수용하는 데 있어 노조의 조건은 특별한 것이라기보단 경영이 정상화됐을 때 임금 조건이 회복되는지, 장기적인 미래 문제 등이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미래공동위원회 만들어 공동 관리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논의 끝에 노조 쪽에서 흔쾌히 저희 안을 받아들였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4시간 회의 중 제가 차이 회장 면담을 권유했고, (노조가) 그 권유를 받아들여서 차이융썬(柴永森) 회장이 (광주송정)역으로 가다가 차를 돌려서 40분 동안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23일 노조와 면담을 이날 기자간담회 전까지 비공개한 데 대해 "노조 측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 노조 쪽에서 24일로 준비된 해외매각반대 집회를 취소할 수 없으므로 24일 이후까지 발표를 좀 미뤄달라고 했다"면서 "큰 틀에서 기본 합의가 돼 노조의 의사를 존중했으며 23일 면담에서 노조가 전 직원 찬반투표 입장도 밝혔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에 대해 이 회장 면담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해외자본 유치에는 동의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 회장이 지난 23일 미래공동위원회 공동 구성을 제안한 것이지 노조가 합의한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공동선언문과 관련해서도 노·사·정·채권단 4자가 25∼27일 만나 논의를 해보고, 그 결과를 가지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할 수 있다는 것이었지, 찬반투표에 합의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의 또 다른 관계자는 "사측이 오늘 오후 이 회장의 기자간담회 전문을 사원들에게 배포하고, 산업은행은 노조가 합의한 적도 없는 내용을 일방적으로 언론플레이하고 있다"며 채권단과 사측에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채권단과 노조의 현장대화 녹음이나 녹취록이 나타나지 않는 한 해외매각 합의 여부를 놓고 벌어지는 이같은 양측 진실공방은 쉽게 가려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데드라인조차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어느 한쪽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될 경우 향후 협상 주도권을 잃는 등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경제계 관계자는 "어느 누가 이 상황에서 내가 거짓말했다고 얘기할 수 있겠느냐"며 "난데없는 진실공방에 쓸데없이 힘을 낭비할 게 아니라 금호타이어와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혜안을 찾는 데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관련기사

금호타이어 노조, 스톡옵션·전직원 투표 제안 거부…파국 우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