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렇다면 북한이 순조롭게 진행되던 이산가족 상봉을 갑자기 연기한 속내는 무엇일까요?
구동회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산가족 상봉 준비는 그렇지 않아도 삐그덕대고 있었습니다.
남측 선발대는 금강산 호텔과 외금강 호텔을 숙소로 요구했는데, 북한은 예약이 다 찼다며 안전하지 못한 데다 좁기까지 한 해금강 호텔과 현대아산 생활관을 숙소로 제시해 양측이 충돌한 겁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외국인 관광객 위약금을 핑계로 돈을 받아내려 한다"는 관측까지 나오던 상황.
하지만 이 줄다리기가 상봉 중단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고 보긴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이보다는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분리해서 진행하려는 우리 정부에 대한 불만이 더 큰 배경이란 겁니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금강산 관광 문제를 연계하겠다는 그런 메시지를 보내면서 우리 측의 보다 전향적이고 확고한 입장을 촉구하는 성명이 아닌가 합니다.]
실제 조평통 성명에서도 금강산 관광 회담과 관련된 북한의 불편한 심기가 곳곳에 드러나 있습니다.
북한이 상봉 연기의 또 다른 이유로 남한 내 '애국지사 탄압'을 거론한 것도 눈길을 끕니다.
하지만 이게 이석기 의원 등 통합진보당 수사를 비판한 건지는 아직 불분명합니다.
[고유환/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이석기 사태와 관련한 주장은 그 내용 자체가 이산가족 상봉 연기와는 직접적으로 연결된 문제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통합진보당은 상봉 연기에 대해 반응을 내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6자회담 등 비핵화 논의 국면이 본격화하기 전에 북한이 속도조절에 나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