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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째, 더 격화되는 시위 행렬…지금 '칠레 광장'은

입력 2019-11-04 21:45 수정 2019-11-05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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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에는 APEC,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열려던 칠레 정부가 회의 개최를 포기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달 지하철 요금을 우리 돈으로 50원 정도 올리려다 불평등에 지친 시민들의 반발을 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국제회의를 취소시킬 정도로 격해진 시위는 보름이 넘도록 전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 JTBC의 임종주 특파원이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로 들어가서 현장을 취재 중입니다. 현장을 연결하겠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칠레를 연결하는 일은 처음 있는 일이어서 연결 전에 조금 끊기는 상황을 저희들이 볼 수 있어서 조마조마한데요. 그래도 연결해보겠습니다.

임종주 특파원, 서울과 산티아고의 시차가 정확히 12시간이니까, 거기는 아침 9시 3분, 아직 오늘(4일) 시위는 시작되지 않았겠군요?

[기자]

예, 이곳 산티아고는 월요일 오전 9시쯤입니다. 시위는 주로 오후에 시작됩니다.

제가 있는 곳은 칠레 시위대의 성지가 된 '이탈리아 광장' 지하철역 입구입니다.

경찰서로 통하는 출입구가 옆에 따로 있습니다.

오늘 시위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지난 시위 초기 경찰의 무차별 연행과 공기총 발사에 반발해 시위대가 공격에 나서면서 양쪽 출입구 모두 크게 부서졌고, 이후 폐쇄된 상태입니다.

[앵커]

일요일이었던 어제는 시위 규모가 굉장히 커서 경찰과도 특히 격하게 충돌했다면서요?

[기자]

휴일인 어제는 정오 무렵부터 시위가 시작했습니다. 대규모 자전거 행렬을 시작으로 여성과 청소년, 또 부족 단체의 집회가 잇따라 열렸습니다.

시위대는 사회적 불평등 해소와 헌법개정,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 탄핵과 하야를 외쳤습니다.

평화적으로 진행되던 시위는 오후 5시를 넘기면서 참여자가 수천 명 규모로 늘어나자 경찰이 최루가스로 강제 해산에 나섰습니다.

이에 시위대가 돌로 맞서면서 늦은 시간까지 충돌과 대치가 이어졌습니다. 오늘 오후엔 더 큰 규모의 시위가 예정돼 있습니다.

[앵커]

지금 연결해서 얘기를 듣다보니까 뒤에 상황을 질문하는 것을 잠깐 잊었는데, 임종주 특파원 뒤쪽을 보면 뭐가 크게 부서진 잔해가 쌓여있는 것 같고, 그 주변도 어수선한 것 같습니다. 거기가 지금 정확하게 어디고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정확히 제 뒤에 있는 것은 경찰서로 통하는 출입구입니다.

취재 당시 시위대가 시위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이곳에서 최루탄을 쐈고, 일부는 공기총을 쐈다고 목격자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발해서 시위대가 이곳을 부수고 불을 지르는 바람에 파손된 많이 상태입니다.

이후 이곳은 폐쇄되어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면 경찰서 입구인 것으로 얘기를 하고 있는데 임종주 특파원이, 그 뒤의 잔해가 이 시위의 격함을 그대로 다 증명을 해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흔히 칠레 시위를 50원 시위라고 부르죠. 저희가 앞서 여러 차례 보도해 드린 것처럼 사회에 만연해 있던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지하철 요금 인상 때문에 크게 터진 것인데 이런 불만을 달래도 부족할 정부 주요 인사들이 오히려 부적절한 언행으로 사태를 키웠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그 내용도 좀 전해 주시죠.

[기자]

무엇보다 성난 민심을 자극하고 정부의 신뢰를 무너뜨리게 돼 사태 수습의 기회를 하나둘 놓쳐버리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별도의 리포트로 준비했습니다. 직접 보시겠습니다.

칠레 사태가 위기 속으로 빠져들던 지난달 18일.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가족과 외식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편안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는, 비상사태로 귀가도 못하고 쩔쩔매던 서민의 가슴에 불을 지폈습니다.

"누구나 식사할 권리가 있다"는 정부 대변인의 설명은 오히려 역풍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약 일주일 뒤 이번엔 대통령 부인의 녹취파일이 파문을 불렀습니다.

[세실리아 모렐 몬테스/칠레 대통령 부인 : 이번 시위의 해결책을 찾을 수 없어요. 외국인, 외계인이 침략한 것처럼 보여요.]

시위대를 외계인에 비유한 발언에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뒤늦게 "실수한 것 같다"며 사과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습니다.

[마누엘 플로레스/산티아고 시민 : 일부 시민들이 외계인 탈을 쓰고 시위에 참여해 야유와 조롱을 퍼붓고 있습니다.]

경제장관은 "지하철 요금이 비싸면 조조할인을 이용하라"고 했다고 여론의 몰매를 맞았습니다.

최근 개각에서 결국 경질됐습니다.

교통장관은 다른 나라보다 지하철 요금이 싸다고 했다가 성난 민심을 자극했습니다.

[히메나 카누이/산티아고 시민 : 고위층은 서민 생활이 어떤지 알지도 못할뿐더러 서민이 과하게 느끼는 비용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있어요.]

대통령의 시위 수습책이 왜 먹혀들지 않는지 생생히 웅변해주는 장면들입니다.

[앵커]

지금 워싱턴에 있는 임종주 특파원이 칠레로 들어가서 저희 처음으로 지금 칠레를 연결해서 생방송으로 현장 상황을 전해 드리고 있는 상황인데 화면이 조금 그렇게 불안정하기는 합니다. 다시 또 연결이 됐는데 오늘로 시위는 18일째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우리 교민들 피해는 없습니까?

[기자]

이곳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한 교민은 이런 시위는 칠레 생활 16년 만에 처음이라며 매출이 3분의 1로 뚝 떨어졌다고 취재진에게 말했습니다.

칠레 주재 한국대사관은 칠레 교민이 2500명 정도인데 방화나 약탈 등을 피해는 없지만 영업손실이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어제는 일요일이다 보니 상점들이 모두 문을 닫아 현장 취재를 하지는 못했습니다.

이 부분은 취재가 되는 대로 다시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현지 시간으로는 밤에 그러니까 우리로 치면 내일 아침이 되겠습니다마는 가장 격한 시위가 벌어질 것으로 우려가 된다고 하는데 그 내용도 취재를 해서 저희가 뉴스룸 시간에 알려드리겠습니다. 다만 임종주 특파원은 좀 조심을 많이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워낙 시위가 격하기 때문에. 임 특파원 잘 들었습니다.

(영상디자인 : 홍빛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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