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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무섭고"…충북 교직원 관사 절반이 '빈집'

입력 2016-06-0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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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 한 시골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여교사 A씨는 최근 단독주택형 관사를 나와 1시간 30분 거리를 승용차로 출퇴근하기 시작했다.

장시간 출퇴근으로 몸은 고되지만, 단독주택형 관사를 사용할 때의 공포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에 마음은 편하다.

A씨는 "단독주택형 관사는 낡을대로 낡았고, 강력범죄가 발생해도 쉽게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남 섬마을에서 발생한 여교사 성폭행 사건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8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10개 시·군에 있는 관사 용도의 200여개 단독주택 가운데 절반에 이르는 97곳(2015년 9월 1일 기준)이 '미입주' 상태거나 용도를 바꿔 쓰고 있다.

그나마 이 가운데 25곳은 1970년~1980년대 지은 낡은 건축물이어서 '철거'를 검토 중인 상태다. 상당수 단독주택형 관사는 건축한지 30년을 넘긴 낡은 건물이어서 교직원들이 기피하는 시설이다.

반면에 교직원 여러명이 생활하는 공동주택 관사와 아파트 관사는 1990년대 후반 또는 2000년대 초에 지은 건물이다. 이곳엔 입주자가 꽉 들어차있다.

충주시의 경우 2009년 신축한 안림동의 공동사택은 교직원 40명이 입주해 빈자리가 없지만 충주시 교현2동, 노은면, 산척면, 앙성면, 살미면 등지에 있는 단독주택 11곳은 입주자가 없다. 이 중 5곳은 철거검토 대상이다.

제천시의 경우 2008년 서부동에 신축한 공동사택에는 11명이, 2004년 봉양읍 연박리에 신축한 공동사택에는 제천디지털전자고 교장·교사 등 15명이 생활하고 있다. 공동사택 9곳 중 빈자리는 단 한자리에 불과했다.

하지만 신백동과 백운면 등지에 있는 단독주택 15곳은 텅텅 비어있다. 다른 시·군의 관사도 마찬가지다.

A씨는 "외딴곳에 있는 단독주택형 관사는 대부분 주변 환경이 좋지 않다"며 "아무리 방범창을 달고, CCTV를 설치한다고 해도 안전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전국의 도서벽지 교사관사 현황을 10일까지 전수 조사한 뒤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이달 말까지 도서벽지에 근무하는 교사 안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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