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감독과 코치의 절대 권력 아래서, 실업팀 성인 선수들이 상상 이상의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숫자로 발표됐습니다. 저희가 만난 전직 쇼트트랙 국가대표는 '무섭고, 죽을 것 같아서' 굴복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류정화 기자입니다.
[기자]
실업팀을 경험한 선수들은 짧은 시간에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폭력이 정당화됐다고 말합니다.
[주민진/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 (폭력이) 빠르죠. 빨리 (성적을)올릴 수 있겠죠. 무서우니까…사람이 죽을 거 같은데 할 수밖에 없잖아요.]
폭력은 오랫동안 상처로 남았다고 했습니다.
[주민진/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 (경기에 임할 때) 혼날까봐 무섭다, 내가 오늘 허리가 아픈데 이게 뭔가 말도 못 하겠는… 그 선수의 평생에 두려움이라는 게 지속돼요.]
주변에서 벌어지는 성폭력도 드물지 않게 봤지만, 해결은 어려웠다고 했습니다.
[A씨/전 농구 국가대표 : 감독 코치가 경기를 뛰게 하고 못 뛰게 하고 하는 것들이 다 그들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에 그런 데서 선수들이 아무 말도 못하고 약자의 위치가 돼서…]
인권위가 1251명의 실업팀 성인 선수를 조사한 결과 3명 중 1명은 언어폭력을, 15.3%가 신체폭력을, 11.4%가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대부분 '아무 대처를 못했다'고 했습니다.
선수 5명 중 4명이 합숙훈련을 했는데, 규율이 과하거나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인권위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이들의 인권을 보호할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영상디자인 : 이지원 / 영상그래픽 : 박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