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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내 집이 경매에"…40여 세대 피해 당해

입력 2021-06-2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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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분양이 됐는데, 경매에 넘어간 아파트가 있습니다. 집을 날리고 또 전세금을 떼이고 40여 세대가 피해를 당했는데요. 건설사 대표가 신탁회사에서 끌어다 쓴 돈을 갚지 않고 또 다른 아파트를 계속 지으면서 벌어진 일인데, 이 대표가 한 말이 또 황당합니다.

조소희 기자입니다.

[기자]

[박모 씨 : 등기를 내줘야 하는데 이 내용을 속이고 자기 앞으로 등기를 한 다음에 바로 신탁회사에 넘겨버린 거죠.]

30살 박모 씨는 인천 석남동의 한 아파트를 계약했습니다.

등기이전이 안 돼 알아보니 자기도 모르는 사이 집이 경매에 넘겨져 있었습니다.

다른 피해자도 있습니다.

결혼을 앞둔 이모 씨는 지난해 12월 이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 대표 김모 씨와 전세 계약을 맺었습니다.

등기부등본상에 대출이 있어 문의했더니 보증금만 내면 되면 금방 갚을 수 있다며 보증금 천만 원을 깎아주겠다고 했습니다.

[이모 씨/전세 피해자 : 문제 없는 거니까 걱정할 거 없다고… 제가 대출받은 금액은 2억1600만원 대출받았어요.]

하지만 결국 집은 올 2월 경매에 넘겨졌고 이씨는 결혼까지 미뤄야 했습니다.

인천에서 이런 식으로 40세대 넘게 피해를 입었습니다.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어 피해액이 100억 원에 육박할 것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새늘종합건설은 인천 역세권 곳곳에 한 동짜리 아파트를 여러 개 지었습니다.

아파트를 지을 때 보통 건설사는 신탁회사에서 돈을 끌어다 씁니다.

이후 분양과 임대를 통해 빚을 갚습니다.

그런데 이 건설사 김 대표는 신탁회사에 빚을 갚는 대신 그 돈으로 또 다른 아파트를 계속 지었습니다.

돌려막기처럼 지어진 아파트는 결국 탈이 났고 이미 분양된 아파트들이 경매에 넘겨지기 시작한 겁니다.

전 재산을 잃었다는 피해자들은 아파트 공사장에서 교대로 잠을 자고 있습니다.

건설사 대표를 만나 집을 되찾기 위해서입니다.

[장문길 씨 : 70대 이상이 한 20여 명 될 거예요. 대부분 다 60~70세 넘습니다. 고령자가 많아요.]

[곽희경 씨 : 건설사에 돈을 빌려준 OOO 신탁이 김OO 대표가 돈을 안 집어넣고 하다 보니까 압류를 걸어버렸죠.]

취재 과정에서 새늘종합건설 김모 대표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고소를 하면 빚을 못 갚는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김모 씨/새늘종합건설 대표 : 어차피 구속될 것도 생각을 하고 있어요. 아직 젊으니까 어떻게든 돈을 벌면 갚겠지 구속이 되면 7~10년이에요. 금액이 100억이 넘어가니까 다 끝나는 (거예요.)]

집을 날린 이들과 전세금을 떼인 세입자들은 횡령과 사기 혐의로 김 대표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이 사건은 현재 인천 지검에 송치된 상태입니다.

(영상취재 : 공영수 / 영상디자인 : 조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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