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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살인사건 여혐 논란…대학 커뮤니티도 '들썩'

입력 2016-05-25 14:23

"여혐으로 몰아가는 것 지나치다" "휴머니즘부터 챙기라"
상대적 약자로 지낸 여성 지위와 무관하지 않다는 반론도
편 가르기로 변질된 현상 본질 벗어났다는 비판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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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혐으로 몰아가는 것 지나치다" "휴머니즘부터 챙기라"
상대적 약자로 지낸 여성 지위와 무관하지 않다는 반론도
편 가르기로 변질된 현상 본질 벗어났다는 비판도 있어

강남역 살인사건 여혐 논란…대학 커뮤니티도 '들썩'


강남역 살인사건 여혐 논란…대학 커뮤니티도 '들썩'


지난 17일 발생한 강남역 살인사건을 둘러싼 여성 혐오 논란이 대학가까지 번졌다.

강남역 살인 사건의 저면에 여성 혐오라는 사회적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것은 물론 최근의 양상이 과도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한 성균관대 학생은 학교 커뮤니티인 '성대 사랑'에 "약자 위치에서 받은 차별, 성희롱 등의 참아왔던 울분을 터트린 게 아니라 못생긴 '사람'이라는 위치에서 받은 서러움을 토해내러 추모하러 온 것 같다"는 글을 올렸다.

이는 최근 강남역 인근에서 연달아 발생한 물리적 충돌을 지적한 것이다. 지난 20일 강남역 10번 출구 근처에서 핑크 코끼리 탈을 쓰고 퍼포먼스를 행하던 남성과 이에 반발한 추모객 사이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지난 22일에는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남성이 잠재적인 범죄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던 남성 40여명과 이에 항의하는 시민 100명이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강남역 인근에 마련된 추모 장소에서 사진을 찍던 남성이 군중에게 포위되거나 피켓을 들고 나섰던 여중생이 목을 졸리는 일까지 있었다.

커뮤니티에서 또 다른 성균관대 학생은 "누가 봐도 비뚤어진 폭력으로 본인들이 생각하는 문제를 공론화시켰다는 것을 볼 때 저들의 행동은 앞으로도 정당성을 얻기는 힘들겠다"며 "사실 저들의 주장이 양성평등인 건지 그저 남성 혐오인건지도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서울시립대 학생 커뮤니티인 '시립대 광장'에서도 "페미니즘을 챙기기 전에 휴머니즘을 챙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학생은 "과연 피해자에 대한 추모였는지 자신과 피해자를 동일시한 분노 표출이었는지를 돌아봐야 한다"며 "괴물 잡는답시고 괴물하고 똑같은 짓 하는 것"이라고 글을 적었다.

또 다른 학생은 "여자들이 위험하고 공포를 느끼는 건 공감한다"면서도 "우리나라만 특별히 여자가 범죄에 더욱 취약하지 않다"고 했다.

반면 강남역 살인 사건과 상대적으로 약자로 살아왔던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 한 명은 커뮤니티인 '훕스 라이프'에서 "외국에서 한국인이 살해됐고 피의자가 한국인이 들어오길 기다려 살해했다고 진술했다면 사람들이 한국인 혐오 살인사건이라 부를 것"이라며 반문을 던지기도 했다.

또 자신을 여성이라고 밝힌 한 서울시립대 학생은 "하는 사람은 장난이어도 당하는 사람이 기분 나쁘면 폭력"이라며 "살아온 환경이나 여러 측면에서 서로 다르고 그래서 완벽히 이해할 수 없다면 지금은 충분히 공감해주는 게 어떨까 싶다"고 밝혔다.

여성 혐오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면서 '이제 그만하자'는 반응도 나타나고 있다. 안타까운 살인 사건이 남녀 사이의 대립으로 비화되면서 변질되고 있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이들은 "남녀 좀 그만 나눠라", "성별 관계없이 혐오가 퍼져나가는 계기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러다 편 가르기 혐오증 생기겠다"며 논쟁이 지나친 학생들을 비판했다.

또 "변질된 추모행사는 고인에 대한 모독"이라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 혹은 사건의 대처방안 등을 본격적으로 강구하기도 전에 감성적이고 감정적인 호소력만 높여놓은 잘못된 의견을 제시하는 모습은 잘못됐다"는 견해도 있었다.

경찰은 김모(34)씨는 지난 17일 오전 1시25분께 강남의 한 노래방 화장실에서 A(23·여)씨를 칼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했다. 그는 살인 혐의가 적용돼 26일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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