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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 주차" vs "안전 위협"…갈라진 어린이보호구역

입력 2021-11-25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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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초등학교 앞에서 열린 집회입니다. 주민들은 학교가 떠나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한 달전 도로교통법이 바뀌었는데 어린이보호구역 안에서 주정차가 금지되자,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주민과 학부모의 갈등으로까지 번졌습니다.

배승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남 창원시 교방초등학교 앞 사거리입니다.

주민들이 수업중인 학교를 향해 구호를 외칩니다.

[주차장도 없는데 (주차장도 없는데) 자동차세 웬 말이냐.]

아이들이 듣기에 부적절한 발언과 욕설도 확성기로 울려 퍼집니다.

[야 이놈의 XXX아…XXXX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나이트 DJ 하다가 얼마나 억울했으면…]

그제 오전 10시쯤 이 학교 인근 주민 40여명이 어린이보호구역 지정으로 주거권을 침해받는다며 집회를 열었습니다.

제가 서 있는 곳이 학교 정문입니다.

어린이보호구역은 학교를 중심으로 'ㄷ'자 형태로 지정됐습니다.

그 길이가 400m에 이릅니다.

이 일대는 구도심으로 이전부터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달 21일부터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보호구역내 주정차가 금지됐습니다.

주차난이 더 심해진 겁니다.

자신의 집과 상가 앞에 조차 주차를 못하게 된 주민들이 참다 못해 나선 겁니다.

[교방초등학교 인근 주민 : 학교 때문에 못살겠는데 학교가 떠나야죠. 산으로 우리가 다 떠나는 게 맞겠습니까? 학교가 떠나는 게 맞겠습니까?]

반면 학부모들은 반발했습니다.

학교 앞에서 아이들을 볼모로 집회를 했다는 겁니다.

[교방초등학교 학부모 : 아이들을 어떻게 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히 위협적이었어요.]

학교측은 난감합니다.

학교 주변 도로가 좁고 인도가 없는 구간이 많아 주민 반발에도 보호구역 해제를 할수 없기 때문입니다.

[양재욱/교방초등학교장 : 제가 보는 앞에서 교통사고가 2건이나 있었습니다.]

대안은 공용주차장건립 등 충분한 주차 공간 확보입니다.

하지만 구청은 부지를 확보하지 못했고 예산도 부족합니다.

비슷한 상황은 진주초등학교, 사천곤명초등학교 등 경남에서만 10곳이 넘습니다.

주민 반발에 일단 단속은 유예했습니다.

[마산합포구청 관계자 : 우리뿐만 아니고 전국적으로 지금 문제죠.]

이런 가운데 일부 학부모들이 학교 주변 상가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벌이겠다며 벼르고 있습니다.

주민과 상인, 학부모간 갈등이 더 커지기 전에 공용주차장 확보를 서둘러야 한단 지적입니다.

(영상디자인 : 조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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