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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월 경고'도 없이…속속 드러나는 크루즈 '과실·뺑소니'

입력 2019-06-03 20:21 수정 2019-06-03 23:00

"추돌 상황 전파했다면 관광객 구조됐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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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돌 상황 전파했다면 관광객 구조됐을 수도"


[앵커]

유람선 침몰 사고의 원인에 대한 수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구속된 바이킹 시긴호 선장의 과실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 현장에는 또 1명의 기자가 나가있는데, 김성탁 특파원 연결하겠습니다.

사고 당시 인근에 있던 다른 배 선장이 말하기를 "유람선을 들이받은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이 교신을 하지 않았다" 이렇게 증언을 했다면서요?

[기자]

네, 바이킹 시긴호의 유리 C. 선장이 유람선 허블레아니호를 추월하려 나서면서도 앞서 가던 허블레아니호 선장에게 무선 교신으로 경고를 보내지 않았다는 증언입니다.

침몰 사고 당시 인근에서 다른 유람선을 운항하던 졸탄 톨너이 선장은 현지 방송 TV2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당시 여러 주파수를 켜고 무선 교신을 계속 듣고 있었는데, 바이킹 시긴호 선장이 추월한다는 경고를 하는 내용을 듣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다뉴브강에서 이런 교신은 인근 다른 선박들도 모두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톨너이 선장은 유리 선장이 허블레아니호를 들이받은 뒤에도 그때서야 무선 통신에 들어왔다고 했습니다.

[앵커]

유람선을 들이받아 침몰시킨 이후에 보인 이상한 반응까지, 상당히 구체적인 증언을 한 셈이군요.

[기자]

네, 유리 선장이 교신을 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오기는 했지만 선박 운항의 전문가인 다른 선장이, 그것도 현장 가까이에서 파악한 내용이라 주목이 됩니다.

현지 매체 오리고는 부다페스트 해당 수역의 교통신호 체계상 뒤 따르는 선박이 앞서 가거나 옆 선박을 추월하려면 반드시 무선으로 경고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허블레아니호가 앞에 있었기 때문에, 교신하지 않은 것이 구속된 주요 사유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매체는 또 바이킹 시긴호의 전자항해시스템과 조타실에 기록된 자료에도 그런 교신한 증거는 없다고 했습니다.
 
[앵커]

그것도 문제인데 사고가 난 이후에도 이제 제대로 대응을 하지 않은 것, 이것 때문에 그야말로 황금 같은 구조 기회를 놓쳤다. 이런 지적이 나오는 것이군요.

[기자]

가장 최근에 공개된 유람선협회의 영상에 따르면 바이킹 시긴호에 이어 비슷한 규모의 크루즈선이 한국인 승객들이 물에 빠져 있는 지역을 지나가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만약 시긴호 선장이 사고 후에라도 제대로 상황을 전파했었다면 그 선박이 속도를 늦추거나 항로를 틀어 구조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헝가리 검찰이 시긴호에 대한 모든 기록과 장치를 확보했기 때문에 이런 혐의를 파악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번 사고 외에도 패키지 여행사끼리 과당 경쟁이 벌어지면서 안전이 크게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사실을 취재했다고요.

[기자]

부다페스트에서 활동하는 가이드들을 접촉했는데요.

저가 과당 경쟁이 벌어지면서 어디서든 유사한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취재해 봤습니다.

이번 부다페스트 여행객은 참좋은여행사가 모집했습니다.

이 여행사는 유럽의 W 업체에 하청을 줬고 이 업체가 부다페스트에 있는 가이드 팀장에게 재하청을 줬습니다.

현지 가이드 3명은 취재진에 한국 여행사 대부분이 이런 3단계를 거친다고 말했습니다.

가이드 팀장이 데리고 있는 가이드들이 나라별 여행을 진행합니다.

그런데 홈쇼핑 광고가 대세여서 싼 가격에 많은 일정을 집어넣는 경쟁이 벌어진다고 했습니다.

이번 사고 피해자들은 악천후에도 유람선을 탔는데 일정에 포함돼 있었습니다.

옵션, 즉 선택관광이 아니라 관광의 공식 프로그램이었던 것입니다.

천재지변이 아닌 이상 거르면 보상해 줘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고 일부 가이드는 말했습니다.

이번에 침몰한 유람선은 바로 이 업체에서 대여한 것입니다.

한국 패키지 관광을 진행하는 곳들은 장기 대여를 하는 것이 아니라 1시간 단위로 배를 빌리고 있습니다.

업체를 찾아가 문의했더니 유람선 1시간 대여 가격은 보통 20~30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을 진행한 측 관계자는 부다페스트에서 구명조끼 착용 안내를 하는 업체는 없고 현지 관광 안내를 하던 분들로부터 배워 내려오다 보니 신경을 쓰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무리한 일정으로 유럽 현지 버스운전자가 하루 운행 종료 최소 11시간을 쉬도록 하는 법률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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