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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의혹' 부인한 안종범…키워드로 따져본 '국감 답변'

입력 2016-10-21 21:28 수정 2016-11-0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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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 것처럼 오늘(21일) 청와대 국감에서는 청와대가 미르재단 설립 과정에 개입했다, 이런 의혹이 제기됐고 당사자들은 부인했는데요. 누구 말이 맞는 건지 취재기자와 하나하나 확인해보겠습니다.

신혜원 기자, 이성한 전 사무총장 주장이 나왔죠? 안종범 수석의 해명은 완전히 다른 내용인데. 어느 쪽에 신빙성이 있을까요?

[기자]

먼저 몇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제일 먼저 설명드릴 것이 재단 설립 과정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었느냐입니다.

두 재단 설립 과정이 불과 2~3일 밖에 걸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9개 기업이 800억 원이라는 출연금을 모금합니다. 이 사실 자체만으로도 과연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했겠느냐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데요. 이 질문과 관련한 안 수석의 답변을 들어보시겠습니다.

[안종범/청와대 정책조정수석 : 제가 대기업 총수들한테 투자를 하라, 문화에 돈을 내라고 한 적은 전혀 없습니다. (순수한 자발적 의지로 된 거라고 보십니까?) 네, 그렇습니다.]

[앵커]

안 수석이 직접 기업에 전화를 한 적은 없다, 이런 얘기인데. 사실은 그 과정에 전경련이 있다는 의혹들이 제기됐는데, 그런 부분은 나오지 않았던 것 같네요. 어제 박 대통령은 "민간이 앞장서고 정부는 지원하는 방식"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안 수석 얘기와 같은 거죠?

[기자]

네,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도 반박을 할만한 것들이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2월 문화체육 활성화 관련 기업 모임에 참석해 투자를 부탁하고, 또 지난해 7월에는 창조경제 전담기업 모임에서 문화체육 육성에 대한 기업들의 공헌을 강조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출연에 대한 압박으로 느낄 수도 있었을 겁니다.

또 박병원 경총 회장의 발언도 있었습니다. "이미 재단법인 '미르'라는 것을 만들고 전경련을 통해 대기업의 발목을 비틀어서 이미 450억여 원을 내는 것으로 해서 재단이 굴러가는 것 같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따라서 자발적 모금이었나라는 주장에 대한 의심이 들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앵커]

안 수석은 경총 회장, 박병원 회장의 말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죠. 안 수석이 미르재단 인사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도 안 수석이 답변을 내놨는데요, 한 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안종범/청와대 정책조정수석 : 개인적인 용무로 전화한 적은 없습니다. 인사 관련 이야기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구체적인 사안은 지금 수사 중이기 때문에 분명히 밝혀질 겁니다.]

하지만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의 증언은 좀 다릅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실에서 이성한 전 사무총장이 안종범 수석과의 통화 내용을 설명하는 녹취파일을 공개했는데요, 이것도 역시 한 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성한 전 사무총장/미르재단 : 제가 구설수에 올라온 이야기를 하는 거에요. 사람들이 (제가) 그만뒀으면 좋겠고, 그 사람들이 사업을 못하고….]

조금 음성변조 때문에 알아듣기가 힘드실 텐데. (직접 통화한 것은 아니고 통화내용을 설명한 거죠?) 그렇습니다. 통화 내용을 설명한 것인데 핵심은 안 수석이 자신에게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나달라, 재단 사람들이 조금 불편해 한다라는 취지로 이야기를 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통화가 안 수석과 이 전 사무총장의 통화가 이루어진 시점은 2015년 4월 4일입니다. 당시에 박근혜 대통령이 멕시코를 방문했을 때였는데요. 안 수석도 동행했습니다. 때문에 해외순방에 동행한 수석이 민간 재단의 사무총장에게 재단 내의 소문을 설명하기 위해서 전화를 할 만큼 급박한 일이었느냐 하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고요. 또 이후에도 안 수석과 이 전 사무총장은 수차례 만났습니다.

이러한 정황을 볼 때 인사 개입이 없었다라는 안 수석의 주장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만났다는 건 안 수석도 인정하는 거죠?

[기자]

만났다라는 것 자체는 인정을 했는데 그 이후에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는 답변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리고 두 재단의 대통령 해외순방 참여, 그것도 논란이 됐는데 이런 게 특혜가 아니다, 이렇게 설명이 됐죠?

[기자]

안 수석은 두 재단에 특혜는 없었다, 오히려 의혹 제기보다는 우리가 성과에 주목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전 사무총장은 또 다른 증언을 했습니다. 이 재단 출범 초기에 청와대와 관련된 행사를 많이 제안 받았다는 건데요.

또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다시피 미르재단 사업에 교육문화수석실과 경제수석실이 협력했고 또 ODA사업과 해외원조사업은 외교안보수석실까지 포함해 협조를 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총괄은 안종범 수석이 했다라는 의혹도 제기가 됐습니다.

과연 특혜가 없었느냐 하고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앵커]

이성한 사무총장 같은 경우는 미르재단 설립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를 했고 운영에도 실무 총괄을 했던 사람이죠? 이성한 총장과 청와대 수석과의 얘기가 정면으로 배치하는 대목이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정치부 신혜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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