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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윤석민·김광현·류현진 대비 훈련한다"

입력 2011-12-1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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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윤석민·김광현·류현진 대비 훈련한다"


겸손했지만 스스로에겐 엄격했다. 돌아온 국민 타자가 친정팀에 입단하자마자 모범을 보였다.

삼성과 총액 11억원에 계약한 이승엽(35)은 13일 경산볼파크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12월은 모든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는 비활동기간이지만 자율적으로 훈련을 결정했다. 이날 훈련장엔 최형우와 조영훈·손주인 등 주전급 선수 서너 명만 나왔다.

"1년 만이라 길이 헷갈려 청도까지 갔다왔다"는 이승엽은 달리기와 스트레칭으로 가볍게 몸을 풀었다. 그 뒤 후배 손주인을 불러 캐치볼을 했다. 김정수 매니저가 "공이 안 가네. 빠르게 30개"를 외치자 이승엽은 "첫날, 첫날"이라고 너스레를 부렸다.

손주인에겐 "나랑 방 같이 쓸래"라며 다가서는 등 스스럼없이 대화를 주고 받았다. 송삼봉 단장을 비롯한 삼성 관계자들은 이승엽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이승엽은 "삼성 선수가 돼 마음 놓고 운동할 수 있어 너무 좋다"며 "10월 20일께 시즌이 끝나 많이 쉬었다. 기초 체력부터 올려 타격과 수비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조기 훈련의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5일 입단식 때 이승엽은 "일본 야구의 수준이 한국보다 높다고 안심하다간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 준비를 철저히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날 훈련을 그때 한 말을 실천한 것이다. 이승엽을 지켜본 최형우는 "멋있다. 역시 최고"라며 엄지를 들어올렸다.

일본으로 떠나기 전 최고 타자였던 이승엽은 도전하고 배우는 자세로 복귀 첫 시즌을 준비한다. 그는 "윤석민, 김광현, 류현진 등 좋은 투수가 있어 대비를 해야 한다. 시즌 전 후배들에게 상대 투수의 구질과 공 끝의 변화에 대해 많이 물어보겠다. 대화와 소통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이 전날 한화 입단식에서 "이승엽 선배에 지지 않겠다"고 했다 하자 손을 내저었다. 이승엽은 "(김태균과) 경쟁을 하기엔 시기가 지났다. 최형우 선수에게 맡기고 내가 해야 할 일, 내 역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승엽의 가세로 최형우·박석민과 함께 최강의 중심 타선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만큼 개인적인 목표가 없는 건 아니었다. 이승엽은 "어느 타순에 있든지 타점 100개는 넘겨보고 싶다. 이것만은 꼭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팬들이 기대하는 바를 잘 알고 있기에 책임감과 부담감이 크다. 적응 못 하는 것은 핑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준비를 해서 개막전부터 100%의 몸과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와 경쟁하는 대신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모든 걸 이겨내겠다는 것이다.

이날 이승엽이 캐치볼을 할 때 쓴 글러브엔 日?改める(히비 아라타메루)란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하루하루 새롭게'라는 뜻으로 "요미우미 시절 우치다 준조 타격코치가 강조해 좋아하게 된" 어구다. 이승엽은 "스피드가 떨어져 운동량으로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21일까지 여기서 훈련하다 크리스마스 기간에 잠시 서울로 올라간 뒤 26일부턴 쭉 경산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산=김우철 기자 beneat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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