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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안방극장 20대 여배우 실종 '유부녀 배우 전성시대 열리나'

입력 2014-02-07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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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안방극장 20대 여배우 실종 '유부녀 배우 전성시대 열리나'


올 봄, 안방극장엔 20대 여주인공이 없다.

이번달 지상파에서 선보이는 새 드라마는 SBS 새 월화극 '신의 선물-14일' SBS 새 수목극 '쓰리데이즈' KBS 2TV 새 월화극 '태양은 가득히' MBC 새 수목극 '앙큼한 돌싱녀' KBS 2TV 주말극 '참 좋은 시절' 등 총 다섯 편. 이 중 네 편의 드라마 여주인공이 모두 30대 이상 유부녀 배우다. 이 분위기는 비지상파도 마찬가지다. JTBC 월화극 '우리 사랑할 수 있을까'의 주인공은 '결혼 3년차' 유진(33)이고, 후속작 '밀회' 역시 '꽃누나' 김희애(46)가 주인공을 맡았다.

지난 4일 윤아 주연의 KBS 2TV 월화극 '총리와 나'가 종영한 가운데 이연희 주연의 MBC 월화극 '미스코리아'까지 막을 내리면 20대 여배우가 중심축을 이루는 드라마는 안방극장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진다. 현재 방영중인 KBS 2TV 수목극 '감격시대'와 첫 방송을 앞둔 SBS 새 수목극 '쓰리데이즈' tvN 새 월화극 '갑동이'도 남자 주인공이 중심축을 이루는 드라마라 올 봄 안방극장에서 20대 여배우들의 활약은 좀처럼 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지혜·김희선·이보영·이민정·김희애 안방극장 주연 꿰차

스타트는 한지혜(30)다. 17일 첫 방송되는 '태양은 가득히'에서 약혼자를 잃은 뒤 윤계상(정세로)과 지독한 사랑에 빠지는 한영원을 연기한다. 유복한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 병약한 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 새 엄마 전미선(백난주)과 힘겹게 세상을 살아가는 캐릭터다. 밝고 해맑은 모습부터 절절한 러브신까지 다양한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희선(36)도 안방극장 컴백을 앞두고 있다. KBS 2TV 주말극 '왕가네 식구들' 후속으로 22일 첫 방송되는 '참 좋은 시절'에 출연한다. 드라마는 가난한 소년이었던 이서진(강동석)이 검사로 성공한 뒤 15년 만에 가슴 아픈 첫사랑 김희선(차해원)을 만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사랑과 가족의 소중함을 이야기한다. 김희선은 소탈하고 예의바른 대부업체 직원 차해원을 연기한다. 이번 드라마에서 맛깔나는 경상도 사투리 연기도 선보일 예정이다. 소속사 측은 "김희선은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이 모두 경상도 출신이다.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사투리 악센트와 억양을 듣고 자라서 사투리 연기를 리얼하게 구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결혼한 '새댁'들의 활약도 돋보인다. 지난해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로 처음 연기대상을 받은 이보영(35)은 차기작으로 '신의 선물-14일'을 택했다. 이보영이 맡은 캐릭터는 엄마 김수현 역. 딸이 납치된 후 살해되자 과거로 돌아가 딸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역할이다. 강한 모성애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민정(32)은 결혼 후 첫 복귀작으로 '앙큼한 돌싱녀'를 선택했다. 그동안 통통 튀고 발랄한 20대 역할만 했던 이민정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처음 '이혼녀' 캐릭터에 도전한다. 찌질했던 전 남편 주상욱(차정우)이 이혼 후 성공하자 다시 재결합 하기 위해 유혹하는 '돌싱녀' 나애라를 연기한다.

김희애(46)도 JTBC '아내의 자격' 이후 2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다. 40대 여자와 20대 초반 남자의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밀회'의 여주인공을 맡았다. 극 중 예술재단 기획실장 오혜원 역을 맡아 19살 어린 유아인과 러브라인을 그린다. '아내의 자격'의 안판석PD와 정성주 작가가 또 한번 의기 투합하는 드라마라 또 한번 시너지 효과를 내지 않을까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올 봄, 안방극장 20대 여배우 실종 '유부녀 배우 전성시대 열리나'


▶여주인공 나이대, 왜 높아진걸까.

이런 분위기는 최근 시청자 연령층 변화에 따른 결과다. 드라마를 '본방사수'하는 시청자층이 10~20대에서 30대 이상으로 이동하면서 30대 이상을 타깃으로 한 드라마가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드라마들의 소재 자체가 30대 이상 여자들의 삶을 다루면서 자연스레 주연배우들의 연령도 상향조정됐다. 지상파 관계자는 "10~20대는 주로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를 해서 드라마를 시청하기 때문에 본방송 시청률에는 지대한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해외 판매를 목표로 만든 드라마가 아니라면, 30대 이상 시청자를 타깃으로 한 드라마를 편성하는 게 낫다. 시청률을 높이고 드라마 앞뒤로 붙는 광고수를 늘리기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라면서 "과거엔 지상파 미니시리즈가 웬만한 시청률만 나와도 광고가 다 팔렸다. 하지만 요즘엔 채널이 많아지고 드라마 수도 늘면서 지상파 미니시리즈도 광고 판매가 쉽지 않아 시청률에 더 신경을 쓰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또 '꽃미모'의 유부녀 배우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주된 이유중 하나다. 연기경력이 길어 믿고 주인공을 맡길 만한 연기력을 갖춘데다 미모도 밀리지 않아 20대 여배우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 관계자들은 "여배우들이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 제 나이보다 낮은 연령대의 역할도 충분히 소화한다. 패션센스도 20대 여배우에 뒤처지지 않고 오히려 트렌드세터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여배우들이 결혼과 동시에 주인공 자리에서 밀려난다는 건 이젠 옛말이다. 30대 여배우들은 미모와 안정된 연기력을 다 갖추고 있어서 믿고 맡길 수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드라마 PPL에서도 30대 이상 여배우들이 더 유리하다. 구매력이 높은 30대 이상 여성들을 타깃으로 한 광고엔 어린 여배우들 보다 30대 여배우들이 더 적합하다. 광고 관계자는 "10대와 20대를 타깃으로 한 드라마엔 그 연령대의 구매력에 맞는 중저가 광고 상품이 붙는다. 하지만 30대 이상일 경우 고가의 명품 광고주까지 관심을 보인다"면서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대표적인 예다. 극 중 전지현이 입고 걸치는 아이템이 가격과 상관없이 완판되고 있지 않나. 광고효과가 큰 드라마에 협찬이 붙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연지 기자 y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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