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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남편 살아있었다면 나도…" 허술한 피해자 보호

입력 2018-10-28 21:18 수정 2018-10-29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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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사건의 뒤에는 이렇게 뿌리 깊은 가정폭력이 있었습니다. 세 딸의 어머니인 피해자는 계속 이사를 다녔지만 결국 전 남편의 집요한 추적은 피하지 못했습니다. 딸들은 가해자의 딸이 아닌 피해자의 딸로 살겠다며 아버지에게 법정 최고형을 보내달라고 청원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렇게 가정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법정까지 서게 되는 것은 4건 중 1건 꼴입니다. 그렇다면 구속까지 되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요? 구속률은 0.8%입니다.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대부분의 가정폭력은 비슷한 모습을 띠고 있다고 말합니다. 한 가정폭력 피해자는 저희 취재진에게 "남편이 만약 살아있었다면 나도 이런 일을 당했을 것" 이렇게까지 털어놨습니다.

류정화 기자가 취채했습니다.
 

[기자]

2018년 서울 강서 40대 여성 피살

"다섯번 숙소를 옮겼지만, 온갖 방법으로 엄마를 찾아내…"

2017년 서울 중랑 20대 여성 생후 백일 아들과 동반 자살

"경찰에 3차례나 (남편의 폭력) 신고했지만…"

15년간 지속된 남편의 폭력은 결혼 2년 차부터 시작됐습니다.

한 번 때리기 시작하면 6~7시간씩 계속됐습니다.

[가정폭력 피해자 : 몸 같은 데는 멍 자국이 남으니까 얼굴 같은 데만 집중적으로 때린다든가. 각막이 손상돼서 다 피가 나고 깨지고 막…]

경찰에 신고하길 여러 번, 하지만 가정사로만 취급당했습니다.

[가정폭력 피해자 : 되게 고압적으로, '형사가 얼마나 할 일도 많고 바쁜데 아줌마 그냥 이거 어차피 취하할 거 아니냐? 근데 왜 사람 힘들게…']

결국 쉼터로 몸을 숨겼지만, 남편은 집요했습니다.

피해자가 피신한 곳을 찾으려고 허위신고까지 했다고 말합니다.

[가정폭력 피해자 : (남편이) 출동했던 경찰을 신고했더라고요. 아이한테 성추행했다, 경찰이 또 교회까지 찾아와가지고 (제가) 어디 있는지 좀 알려달라고(했다고 하더라고요)….]

폭력은 남편이 병으로 사망하고 나서야 끝이 났습니다.

이번 등촌동 살인 사건을 보고 다시금 몸을 떨었습니다.

[가정폭력 피해자 : 남편이 살아있었다면 나도 똑같은 일을 당했겠구나….]

대부분의 가정폭력이 비슷한 모습으로 되풀이됩니다.

그러나 가정의 유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가정폭력 처벌법은 예방도, 가해자 처벌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여성단체들은 지적합니다.

[고미경/한국여성의전화 대표 : 더이상 (가정폭력이)집안일이나 사소한 일이 아니라는 인식, 그리고 그 인식이 법을 집행하는 경찰·검찰·법원 관계자들이 제대로 집행할 수 있도록…]

(영상디자인 : 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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