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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반기문 '반반 정치'…여야 뜨거운 구애 경쟁

입력 2014-11-06 21:39 수정 2014-11-06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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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6일) 뉴스룸이 선택한 단어는 '반반'입니다.

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반반. 짬짜면이란 게 있지요.

주말 저녁이면 생각나는 치맥 역시 양념 반 후라이드 반. '양반후반'이 인기입니다.

즉 선택이 어려울 때 고르게 되는 '반반'이 대세인 셈인데요.

요즘 다른 의미에서 대세가 되고 있는 반반은 따로 있습니다.

"어이가 없다. 몸을 정치 반 외교 반에 걸치는 것은 잘못됐다"

어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공식성명을 내고 이른바 반기문 대망론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절대 출마 안 한다'라는 말도 없긴 했습니다만, 경쟁하듯 손을 내밀었던 정치권이 조금 머쓱해진 상황이 됐지요.

그동안 반 총장을 두고 벌인 여야의 구애 경쟁은 그야말로 낯 뜨거울 정도였습니다.

공교롭게도 반기문 총장의 별명 역시 '반반'이라고 합니다.

뭔가 애매한 어법 때문이기도 하고 누구에게도 욕먹지 않는 적당한 처신 때문이기도 하답니다.

이번에도 여당과 야당이 모두 그를 당긴 셈이니 명불허전.

'반반'이라는 별명이 현실이 된 셈입니다.

어찌 됐든 정치권은 아직 온전히 희망을 버린 것 같진 않습니다.

또한 말씀드린 대로 반 총장의 공식성명서 어디에도 "대선에 출마 안 하겠다. 정치 안 하겠다"는 말은 없었습니다.

부정인 듯 부정 아닌 반반정치.

요즘 유행하는 말처럼 사귈 듯 말 듯 '썸'을 타는 애매한 관계가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정치적 대척점에 서 있는 두 정당이 한 사람을 향해 보내고 있는 구애 혹은 미리 흠집 내기. 어떻게 보십니까?

정치권에 갑작스레 불어닥친 반기문 열풍은 역설적이게도 지금의 정당정치가 갖고 있는 무력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여야 모두가 혁신과 새정치를 외치고 있지만 정작 내부에서는 희망도, 대안도 잉태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어찌 보면 매우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겁니다.

"권력은 늘 위험하다. 가장 나쁜 것들을 유혹하며 가장 좋은 것들을 타락시킨다"

미국의 작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에드워드 애비의 말입니다.

이 말은 반 총장에게 어떤 의미가 될까요?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무릅쓸까요?

역시 지금은 '반반'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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