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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철탑서 한 달, 지붕서 열흘…목숨 건 '고공 농성'

입력 2019-07-10 08:09 수정 2019-07-1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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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7월 첫주에 기록적인 폭염이 왔고, 오늘(10일)은 또 전국에 걸쳐서 장맛비가 온다고 하죠. 높은 곳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노동자들을 더 괴롭게 하고 있습니다.

조보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남역 사거리 한 가운데에 우뚝 선 철탑.

이 안에는 60살 김용희 씨가 있습니다.

31일째 홀로 단식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다리조차 뻗을 수 없는 좁은 공간.

햇볕과 비를 오롯이 몸으로 감당해왔습니다.

[김용희/삼성 해고 노동자 : 거의 가마솥 안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죠. 그냥 참는 수밖에 없죠. 인내해요. 덥기도 하고 모기도 있고. (비가 오면) 바닥이 젖을 수밖에 없잖습니까.]

하루에 한 번 올라가는 물과 보조배터리만이 김씨의 유일한 생필품.

최근에는 폭염까지 겹쳐 건강이 더 악화했습니다.

[이재용/삼성 해고 노동자 : 만약에 쓰러진다든지 이럴 경우에 이제 아무도 알수가 없다는 게 제일 걱정입니다. 그래서 하루에 30분에 한 번, 1시간에 한 번씩 전화를…]

김씨는 삼성 테크윈에서 1997년 해고됐습니다.  

노조를 만들려했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김씨는 말합니다.

그로부터 24년째, 복직을 요구했고 회사로부터 대답을 듣지 못해 이곳으로 올라왔습니다.

[김용희/삼성 해고 노동자 : 내일이 이제 제 정년일이지 않습니까. 지상에서는 해볼 싸움 다해봤잖아요. 단식도 하고 구속도 돼보고. 마지막 삼성의 협상을 끌어낼 희망으로.]

팔과 다리 곳곳에 상처가 가득합니다.

11일째 톨게이트 지붕에서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농성중인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모습입니다.

폭염에, 매연에, 벌레까지 상처가 번져 2차 감염도 우려됩니다.

[박종숙/톨게이트 해고 노동자 : 얼굴에 자꾸 뭐가 물리는 것인지 부분부분 계속 자꾸 이렇게 생기고 있고. 점점 번지고. 이게 염증화되는 거예요.]

[A씨/톨게이트 해고 노동자 : 피부로 느끼기는 거의 40도가 훌쩍 넘어요. 한 45도 정도로 느껴지는 거 같아요. 체감온도 자체가.]

고공 농성의 위험과 폭염 속에서 목숨을 건 이들의 농성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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