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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 문제점 찾았지만 풀지 못했다

입력 2013-03-06 15:41 수정 2013-03-0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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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 문제점 찾았지만 풀지 못했다


문제는 명확했다. 하지만 풀지 못했다. 그래서 패배가 더욱 뼈아팠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5일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대만과의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3-2로 승리하고도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최소 조 2위 안에 들었어야 했지만 대만·네덜란드와 2승 1패로 동률을 이룬 후 득실차에 밀려 3위에 그쳤다.

사실 이번 대표팀은 대회 직전까지 '전력이 이전만 못하다'는 우려를 낳았다. 류현진(LA 다저스)과 김광현(SK)을 비롯해 추신수(신시내티)까지 투·타에서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선수들이 부상과 시즌 준비를 문제로 참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류중일(50) 대표팀 감독은 자신있게 해결책을 내놓았다. 바로 수비와 주루였다.

류 감독은 "타격에는 슬럼프가 있어도 수비와 주루에는 슬럼프가 없다"며 "한 베이스 더 가는 훈련을 많이 할 것"고 강조했다. 실제 대표팀 훈련 중 류 감독은 직접 배트를 잡고 나서 선수들에게 수비 펑고를 쳐주기도 했다.

정작 실전에선 어땠을까. 그렇게 강조했던 수비와 주루 플레이가 발목을 잡았다. 어이없는 실책으로 점수를 헌납했다. 2일 열린 네덜란드전이 대표적이다. 대표팀은 무려 4개의 실책을 범하며 자멸했다. 1회 유격수 강정호(넥센)를 시작으로 무엇인가 전염된 듯 2루수 정근우(SK), 3루수 최정(SK), 포수 강민호(롯데)까지 내야진이 돌아가며 실책을 기록했다. 1루수 이대호(오릭스)도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았지만 여러차례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WBC 대표팀, 문제점 찾았지만 풀지 못했다


주루 플레이도 아쉬웠다. 당시 0-1로 지고 있던 3회초 안타로 1루 베이스를 밟은 최정은 곧바로 견제사로 아웃돼 추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5일 대만전은 '최소 5점차 이상의 승리를 거둬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시작했다. 방법은 최소실점과 최다득점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때도 실책으로 선제점을 내주며 주도권을 내줬다. 3회초 2사 1사 상황에서 린즈셩(라미고)에게 평범한 중견수 앞 안타를 허용했지만 전준우(롯데)가 공을 더듬는 사이 1루 주자 양다이강(니혼햄)이 득점에 성공했다. 선취점 싸움에서 어이없게 실점한 대표팀은 이후 주도권을 완벽히 대만에 내준 후 끌려가기 시작했다.

부담감이 독이 됐을까. 주루플레이도 매끄럽지 않았다. 정근우는 1회말 2사 1루에서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포수의 송구가 빠진 틈을 타 3루까지 뛰었지만 아웃됐다. 상대선발 양야오쉰(소프트뱅크)의 컨트롤이 흔들렸고, 타석에 4번타자 이대호가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무리한 플레이였다. 당시 이대호의 볼카운트도 3볼1스트라이크로 유리한 상황이었다. 0-2로 뒤진 5회말에도 마찬가지였다. 2사 1루에 이대호의 안타 때 정근우가 홈까지 파고 들다가 포수 가오즈강(퉁이)의 블로킹에 막혀 홈에서 아웃됐다. 2사 1·3루를 만들어 상대를 더 압박할 수 있었지만 무리한 주루 플레이가 화근이었다.

결국 대표팀은 8회말 3점을 내며 승부를 뒤집었지만, 2라운드 진출에는 실패했다. '수비와 주루'라는 기본적인 답을 알고도 이를 지키지 못한 데서 시작된 패배였기에 씁쓸함이 더 컸다.

김주희 기자 ju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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