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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앞 문방구 아저씨가 성추행"…10명가량 피해 호소

입력 2021-09-16 20:59 수정 2021-09-16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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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이들이 즐겨찾는 학교 앞 문방구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문방구 주인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은 학교에도 문제를 알렸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합니다. 문방구 주인은 수사를 받으면서도 한동안 영업을 이어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배승주 기자가 추적했습니다.

[기자]

경남의 한 초등학교 앞 문방구입니다.

6년 전 개교할 때 문방구도 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3학년 B양은 석 달 전부터 이 문방구 주인 50대 A씨에게 여러차례 성추행을 당했다고 부모에게 털어놨습니다.

[B양 엄마 : 아저씨가 슬러시 많이 줄게 하면서 가슴을 만졌다고 했어요. 저는 너무 속상해서…]

학년 C양도 똑같은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C양 아빠 : 나오라고 비켜보라는 얘기를 하면서 가슴 쪽을 터치를 한다든지 안 그러면 슬러시를 뽑아주면서 더 많이 줄게 하면서 가슴을 터치한다든지…]

두 달 전 일부 학부모는 이런 사실을 학교에 알렸습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전수조사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방학이 시작된데다 문방구가 개인 사업장이라 나서지 못한 겁니다.

교육청에 보고도 안 했습니다.

[OO초등학교 교장 : 학기 중에 학교로 (신고가) 들어왔으면 지금보단 훨씬 더 발 빠르게 상황을 판단하고 대처했을 텐데…]

뒤늦게 신고가 잇따르면서 경찰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대부분 저학년이라 피해 사실을 곧바로 알리지 못했습니다.

[C양 아빠 : 아기들이 어리니까 이게 성추행인지 구분이 안 가게끔 그렇게 하다가 그게 반복이 되니까…]

문방구에 설치된 CCTV에는 A씨가 아이들에게 손을 대는 장면이 고스란히 찍혔습니다.

경찰은 A씨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10명 가량이 피해를 호소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OO시청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 : 비켜 간다면서 이렇게 몸으로 슥 굳이 안 만져도 되는데 지나가면서 이렇게 조금 터치…사람이 있으면 어깨만 만지고 가면 되는데 밑으로 조금 겨드랑이 사이에다 손을 넣으면서…]

아이의 트라우마를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아 경찰 조사에는 3명만 응했습니다.

[B양 엄마 : 기관들끼리 업무적으로 연계가 되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너무 안 되어 있고… 아이한테 사건이 각인되는 걸 저는 원치 않고 있거든요.]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비좁은 통로를 비켜가기 위해 접촉했을 뿐 성추행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는 경찰 수사를 받는 중에도 영업을 계속 했습니다.

해당 문방구는 언덕 위 초등학교에서 내려와 길만 건너면 바로 있습니다.

규모는 작지만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문방구입니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아이들은 계속 찾아갔습니다.

[만날 거의 와요. (저도요.) 뭐 사려고요. (구경하려고요.)]

경찰과 시청에는 학부모 항의가 빗발쳤지만 강제로 문을 닫게 할 방법은 없었습니다.

성범죄자는 아동 청소년 관련 시설에 취업을 제한하고 있지만 학교 앞 문방구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OO시청 아동돌봄과 관계자 : 문방구까지 범위를 넓히면 학교 근처 간단한 분식집 이런 것도 제재를 가해야 하는데 아무런 근거 없이 행정기관에서 움직이기 어렵죠.]

전문가들은 학교 주변에서는, 아동 성범죄자의 모든 경제활동을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과 영국 등에선 아동 성범죄로 경미한 처벌만 받아도 평생 동종 업계 재취업을 막는만큼, 국내법을 고쳐야한다는 겁니다.

논란이 커지자 A씨는 지난달 18일 스스로 문을 닫았습니다.

취재진은 A씨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차례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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