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 : 나 결혼해서도 죽을 때까지 여기 살 거예요.]
[앵커]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기 위해 감독이 뿌려 놓은 수많은 기억의 씨앗들, 그렇게 자란 영화 '미나리'는 벌써, 전 세계 74관왕을 기록했습니다. 오스카의 출발점,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이제 나흘 앞으로 다가왔는데, 정이삭 감독은 한국 관객을 만나는 게 떨린다고 했습니다.
이선화 기자가 화상으로 만났습니다.
[기자]
영화 '미나리'를 만들기 위해, 감독은 여든 개가 넘는 기억의 씨앗을 뿌렸습니다.
[정이삭/감독 : 우리 가족이 농장에 도착했던 순간]
[영화 '미나리' : 흙 색깔 좀 보라고. 이것 때문에 내가 여기로 온 거야.]
[정이삭/감독 : 할머니가 화투를 가르쳐 주던 모습]
[영화 '미나리' : 야 뻑났다. 비켜라, 이놈아. 봐라봐라, 가만, 옳지. 앤, 계속 쳐 계속 쳐, 얼른.]
[정이삭/감독 : 그리고 할머니가 미나리를 심던 기억들을 떠올렸어요.]
[영화 '미나리' : 미나리가 뭔지 모르지 미국 바보들은? 그래서 할머니가 한국서 미나리씨 가져왔다.]
시나리오를 쓸 때만 해도 배우 윤여정 씨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정이삭/감독 : 윤여정 선생님이 제 영화에 나올 거라곤 상상도, 기대도 안 했어요. 만약 선생님이 제 영화에 나와 준다면 꿈이 이뤄지는 거라 생각했고…]
꼭 맞는 '순자스러움'을 선보인 윤여정 씨가 미국에서 연기상을 휩쓰는 건 당연하다고 말합니다.
[정이삭/감독 : 윤여정 선생님이 수상을 한 건 놀랍지 않아요. ('미나리'가) 올해 꼭 봐야 할 영화에 선정됐는데 굉장히 영광스럽죠.]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다가온 한국 개봉은 어느 때보다 떨린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정이삭/감독 : 한국 개봉이 미국보다 훨씬 떨려요. 제 개인적인 이야기이고요, 부모님이나 할머니 같은 영화의 주인공들이 한국적이기 때문이죠.]
(영상그래픽 : 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