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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시민 안전 위협하는 '불법 자가용 택시'

입력 2017-01-03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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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년회다 뭐다 해서 모임이 많은 요즘 밤 늦게 택시잡기 쉽지가 않지요. 그런데 이틈을 노리고 불법으로 택시 영업을 하는 일반 자가용이 부쩍 늘었습니다. 바가지 요금에 신호위반 차선위반, 시민들 귀갓길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늦은 밤 홍대 주변, 택시를 기다리는 외국인 앞으로 흰색 수입차 한 대가 멈춰섭니다.

운전석에 앉은 남성은 외국인에게 무언가를 제안합니다. 손가락을 펴보이며 가격 흥정을 하는 듯한 모습. 뜻대로 되지 않았는지 이번엔 외국인 남성이 손을 내저으며 발길을 돌립니다.

비슷한 시각 서울 을지로. 택시를 기다리는 사람들 앞으로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천천히 다가옵니다.

[임장호/서울시청 교통지도과 : 차량을 보시면 저 차 처럼 조수석(창문)을 살짝 내려놓고 서행하면서 가격을 흥정하는 거죠.]

지금 시각이 새벽 4시를 훌쩍 넘겼는데요. 택시 수 십대가 서있지만 아직까지도 택시를 잡지못한 승객들이 아주 많습니다. 목적지에 따라서 승객을 골라받기 때문에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는 겁니다.

목적지까지 태워주겠다며 돈을 요구합니다.

[(교보빌딩 사거리 가요?) 강남이요? 가죠. 3만원만 줘.]

취재진이 직접 기다려봤더니 5분 만에 또 다른 승용차가 나타나 행선지를 묻습니다.

[(5분 거리인데, 광화문 코리아나 호텔요.) 1만원 주세요.]

일반 승용차로 돈을 받고 불법으로 택시 영업을 하는 현장입니다. 공무원들의 단속에 동행해봤습니다.

[(청량리 2만원이예요?) 2만원 주세요.]

5천 원을 깎아달라고 하자 흔쾌히 응합니다.

[불법 자가용 택시기사 : (영업은 잘 되는 거예요?) 올 연말 작년에 3분에 1밖에 안돼요. 작년에는 진짜로 주머니가 빵빵했어요. 이 시간만 해도…]

단골 손님을 확보해 놓고 콜택시처럼 예약을 받기도 합니다.

[불법 자가용 택시기사 : (전화하면 태우러 오는 거예요?) 아유 가죠. 전화를 주면 손님들이. 지금 예약 3개 받아놓고 있어요.]

깜박이도 켜지않고 이리저리 차선을 바꾸고, 빨간불인데도 신호를 무시하고 달립니다.

돈을 건네자 운전기사는 자연스럽게 지갑을 열어 거스름돈을 내줍니다.

충무로에서 이곳 청량리 전통시장까지 요금 1만 5000원을 내고 15분만에 도착했습니다. 스마트폰 택시요금 앱과 비교를 해보면요. 요금이 약 7000원 정도 나온다고 하니까 두 배 이상 더 비싼 겁니다.

서울 시내에만 이런 불법 자가용 택시가 100여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작 단속이 쉽지 않습니다.

[임장호/서울시청 교통지도과 : (적발하면)'아는 사람이다. 일행을 태웠다' 이런 식으로 회피하기 때문에 적발이 어렵고요. 사고가 났다하면 보험처리도 안되고 큰 피해를 보게 되죠.]

누가 운전하는지도 모를 차량에 올랐다가 자칫 범죄에 노출될 위험도 있습니다.

실제 얼마전까지 서울 중구일대에서 자가용 불법 택시영업을 하며 취객들을 상대로 강도행각을 벌인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승객에게 건네 잠들게 한 뒤 금품을 닥치는 대로 훔쳤습니다.

자가용 불법 택시 영업은 현행법상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형사처벌과 함께 최대 6개월 자동차 운행정지 처분이 내려집니다.

택시 승차거부를 틈타 기승을 부리는 불법 자가용 택시.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 택시를 뿌리뽑기 위해선 당국의 엄정한 단속과 함께 시민들의 신고 정신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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