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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카레이싱 경력' 태국인, 한국서 대포차 판매

입력 2014-04-15 09:25 수정 2014-04-1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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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국인 전용 유흥업소를 운영하면서, 대포차를 판매한 태국인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대부분 불법체류하는 태국인들에게 차를 팔았는데, 차를 산 사람 가운데는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2명을 숨지게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신혜원 기자의 보도 먼저 보시고, 자세한 얘기 듣겠습니다.

[기자]

태국인 S씨는 2007년 한국에 건너와 종업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한때 태국에서 아마추어 레이싱 선수로 뛰었다고 알려진 S씨.

국내에서도 뛰어난 카레이싱 실력을 선보이며 대회 등에 출전했습니다.

하지만 S씨는 이런 경력을 뒤로 하고, 경기도 화성에서 태국인 전용 유흥업소를 운영했습니다.

그리고는 국내의 태국인들을 상대로 대포차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S씨가 판 대포차는 모두 71대로, 유령회사나 수배자들의 명의를 도용한 차량이었습니다.

S씨는 대당 100만 원에서 300만 원가량을 받고 지금까지 모두 1억 원가량을 챙겼습니다.

[이상범/경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 (자신의 SNS에 태국어로) "중고차를 명의이전 없이 등록할 수 있다"고 태국인들을 상대로 광고해서, 중고차를 일명 '대포차'로 판매를 한 것입니다.]

S씨는 불법 체류자나 단기 관광비자로 한국에 머물던 태국인들을 상대로 차를 판매했습니다.

지난해 8월에는 S씨에게서 대포차를 구입한 태국인이 무면허 음주운전을 하다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나서 2명이 숨졌습니다.

경찰은 S씨를 구속하고, 대포차를 공급한 한국인 중고차 딜러 조 모 씨를 쫓고 있습니다.

[앵커]

이 사건을 취재한 신혜원 기자와 더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신 기자, 카레이싱 선수까지 했던 태국인이 대포차 판매업자로 전락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데요.

[기자]

네, 올해 34살인 태국인 S씨는 2007년 한국에 들어와 태국 음식점에서 종업원 생활을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국내의 카레이싱 대회에 참가해 뛰어난 실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S씨는 태국에 있을 때부터 아마추어 레이싱을 하는 등 차에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후 유흥업소를 운영하면서도 자신이 경주에 사용하기 위한 차량 일부를 불법 개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대포차를 팔면 돈이 된다는 것을 알고, 한국인 중고차 딜러 조 모 씨로부터 차를 공급받은 뒤 태국인들을 상대로 대포차를 팔기 시작한 겁니다.

[앵커]

국내에 태국인 구매자가 그렇게 많은가요? S씨는 어떤 방법으로 구매자들을 모은 건가요?

[기자]

네, S씨는 태국인들만을 상대했고 기본적으로 SNS를 통해서 광고를 했습니다.

앞서 리포트에서도 전해 드린 것처럼, 자신의 SNS 페이지에 자동차 사진을 띄워놓고 '명의 이전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태국어로 소개한 뒤, 연락해오는 사람들에게 판매를 했습니다.

그런데 S씨가 한국에서 7년 정도 생활을 해 한국 사회 사정에도 밝고, 또 주변으로부터 '경찰에서 알아챈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는지, SNS 명의를 다른 태국인 명의로 바꿔서 광고를 계속 했다고 합니다.

또 S씨가 운영하는 유흥업소가 태국인 전용 가게이고, 경기 화성 뿐 아니라 수도권 일대의 태국인들이 모여드는 이른바 '아지트' 같은 곳이기 때문에, 경찰은 가게에서도 직접 거래가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웃 가게 주민의 이야기도 한 번 들어보시죠.

[인근 주민 : 차는 갖다 놓고 판다고 했어요. (가게는) 일주일에 한 번 장사… 금요일, 토요일에 와서 물건들 (대포차) 밑에 놓고 팔았어요. 여기 위에 태국 노래방이 있으니까 갈 데 없는 친구들(태국인)이 주말마다 왔었어요. 지금 차는 다 뺐고, 평상시에는 20대 정도….]

네, 방금 들으신 것처럼 S씨는 자신의 가게 앞에 대포차들을 전시해놓고 광고나 가게에 찾아온 사람들에게 차를 판매한 걸로 보입니다.

대당 약 100만 원에서 300만 원가량을 받았고, 현재 드러난 차량 대수만 약 71대, 금액으로는 1억 원대에 이릅니다.

이 돈으로 S씨는 고가의 차량을 굴리면서, 또 부인과 세 자식의 생활비로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대포차는 어떤 경로를 통해서 구한 건가요? 내국인 조력자가 없었으면 힘들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내국인 조력자가 있었는데요.

경기도 부천과 화성 일대에서 활동한 중고차 딜러 조 모 씨가 바로 S씨에게 접근해 대포차를 공급했습니다.

S씨가 카레이싱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또 지역에서 '돈 좀 있다' 하는 인물로 소문이 나자 중고차 딜러인 조 씨가 접근해 같이 대포차를 취급하게 된 겁니다.

현재 조 씨는 도주했는데 경찰이 뒤쫓고 있습니다.

[앵커]

대포차 명의는 어떤 사람들 것을 도용한 건가요?

[기자]

네, 먼저 대출이 필요하지만 신용이 낮은 사람들의 명의를 도용해서 유령 회사를 세운 뒤 이 명의를 도용했습니다.

밝혀진 유령회사 명의만 총 23개입니다.

또 일부 차량은 이미 사망하거나 범죄 혐의로 수배된 사람들의 명의거나, 이미 출국해 한국에 없는 외국인 명의를 도용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가장 큰 문제는 이 차들이 불법으로 국내에 체류하는 사람들에게 판매되었다는 것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국내에 불법으로 체류하는 외국인들의 경우 일을 하려면 차가 필요한데 자신의 명의로는 차량을 구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S씨의 광고를 보고 접근한 것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불법 체류자가 대포차를 이용해서 범죄를 저지르거나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하는 경우에는 추적을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잠시 사건을 수사한 경찰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이상범/경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 이와 같은 불법 체류자나 단기 비자 체류 외국인들이 대포차를 구입해서 어떤 사고를 일으킬 경우에 가해자를 특정짓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만약에 교통사고를 내고 도망가면 찾기가 어렵고, 다른 범죄에 연루되도 운전자를 찾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방금 경찰의 이야기처럼 대포차를 이용한 범죄나 사고의 경우 피의자를 추적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또 운전 자격이 없는 상태에서도 대포차 운전을 하게 되면 사고의 위험도 아주 큽니다.

지난해 8월에는 S씨로부터 대포차를 구입한 태국인이 무면허 음주 상태에서 핸들 조작 미숙으로 사고를 내서 태국인 여성 2명이 현장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이 태국인은 현재 대전 교도소에 수감 중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더 큰 범죄나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더 적극적인 수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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