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림픽은 4년마다 열리지만 한 번의 올림픽을 위해서 96년을 기다렸습니다. 서로 얼싸안다가, 그라운드에 쓰러진 우리 럭비 선수들은 올림픽에서 메달 딴 것처럼 기뻐했습니다. 우리나라에 럭비 선수는 백 명 정도라 이들에게는 올림픽에 진출하는 것 자체가 기적이었습니다.
백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 한국:홍콩|도쿄올림픽 예선 >
공만 잡았다 하면 달려들고, 붙잡고, 넘어뜨리고 좀처럼 앞으로 한 발 내딛기가 어려웠는데 경기 종료 3분을 남기고 한 선수가 달리기 시작합니다.
[박완용/럭비 대표팀 : 나는 이걸 무조건 어떻게든 찍어야 한다. 제 인생에서 제일 열심히 달려본 것 같아요.]
홍콩에 0대7로 끌려가던 우리나라는 이 한 번의 질주로 다 졌던 승부에서 살아났습니다.
연장까지 몰고 가선 기어코 역전까지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으로 가는 길이 열렸습니다.
[이성배/럭비 대표팀 : 짜릿하면서 울컥하면서 그동안 고생했던 게 생각나면서…]
키 190cm, 몸무게 100kg을 넘는 선수들이 보호 장비도 없이 서로 엉켜 몸싸움을 하고 뒤로만 패스하면서도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이 낯선 스포츠가 한국에 들어온지 어느덧 96년, 그동안 럭비는 올림픽과 인연이 없었습니다.
2016년 올림픽 '7인제' 종목이 추가된 지 3년 만에 우리 선수들은 '꿈의 무대'에 설 수 있게 됐습니다.
선수는 100명, 실업팀은 딱 4개.
15인제와 7인제를 넘나들며 뛰고 있습니다.
[박완용/럭비 대표팀 : 슈퍼스타가 필요 없다고 했는데, 슈퍼스타가 다들 됐다고…]
이번 대표팀은 5주 전에야 만들어졌고 올림픽 예선도 9개 팀 중 4등으로 올라왔지만 기적을 썼습니다.
내년 도쿄 올림픽 목표를 묻자 이젠 '1승'이라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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