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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전 6.25에 멈춘 시간…더 멀어져 가는 북녘 가족들

입력 2020-06-26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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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6.25 이맘때만 되면 가족과 고향이 더 그리운 사람들이 있죠. 이산가족들인데요.

최근 남북관계가 나빠지면서 더 애가 타고 있는 이산가족들을 류정화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70여 년 전 찍힌 빛바랜 사진, 고작 대여섯 살 때지만 기억은 선명합니다.

[하정호/당시 전남 진도군 거주 (74세) : 형님이 나를 무릎에다 올려놓고 아침 식사 했던 거, 그리고 냇가를 건너면서 (형님이) 손 흔들고 나도 막 따라간다고 해서 엄마를 따라가서 손 흔들었던 거…]

1년 후, 함께 끌려갔던 형 친구는 돌아왔지만 형은 오지 않았습니다.

[하정호/당시 전남 진도군 거주 (74세) : 우리 어머니가 그 형을 붙잡고 울면서 '왜 너 혼자 왔냐, 우리 큰애는 어디다 두고 혼자 왔냐'고 울부짖으면서…]

혹시나 형을 만나면 보여주려고 어머니 사진도 늘 품고 있었지만, 이제는 뼛조각이라도 찾을 수 있길 바랍니다.

재작년 87살 형을 다시 만났던 이수남 할아버지는 한 번 만났기에 형이 더 그립습니다.

그때마다 형의 말을 떠올립니다.

[이수남/당시 서울 이태원동 거주 (79세) : 야. 건강해라, 건강해라. 건강해야 우리가 만날 수 있지 않냐…]

형과 찍은 사진을 수십 장 인화했지만, 방 한켠에 쌓아놔야 했습니다.

[이수남/당시 서울 이태원동 거주 (79세) : 우리 형님 몫을 한 벌 더 만들어 놓은 게 있지. (사진을) 보내드릴 수가 없으니까 뭐.]

전쟁통에 쌀을 사러 갔다 행방불명된 형을 68년 만에 만났을 땐 금방 또 볼 줄 알았지만 이젠 기약이 없습니다.

[이수남/당시 서울 이태원동 거주 (79세) : 요즘 또 뉴스 보면 답답하고…]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중 생존자는 이제 5만여 명, 올해만 1379명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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