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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세월호 유족 세례…세례명 '프란치스코'

입력 2014-08-1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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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세월호 유족 세례…세례명 '프란치스코'


프란치스코(78) 교황이 세월호 희생자 유족에 대한 세례를 시작으로 17일 일정을 시작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나흘째인 이날 오전 7시 서울 궁정동 주한 교황대사관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이승현(17)의 아버지 이호진(56)씨를 세례 했다. 세례명은 '프란치스코'다.

이씨의 딸과 아들, 이씨가 거주하는 안산지역을 담당하는 천주교 수원교구의 신부 1명이 동석했다. 이씨의 대부는 교황청 대사관 직원 김년근씨가 맡았다. 예식은 1시간가량 이뤄졌다.

공식기록상 한국 신자가 교황에게 세례를 받은 것은 25년 만이다. 1989년 10월7일 서울에서 열린 제44차 세계성체대회 '젊은이 성찬제'에서 예비신자 교리를 배우며 세례를 준비하던 청년 12명이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게 세례를 받은 적이 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미사' 직전 제의실 앞에서 만난 이씨에게 가톨릭 세례를 요청받고 이를 수락했다.

16일 시복식 전에 세례하기로 했으나 바쁜 일정으로 미뤄졌다.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일요일 일정이 빡빡하지 않아 준비를 더 잘 할 수 있어 미룬 것"이라고 알렸다.

한편, 세례를 마친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전 11시 충남 서산시 해미성지 해미순교기념전시관에서 '아시아 주교들과의 만남'을 한다. 이 자리에는 한국 천주교 주교단 15명, 아시아 각국에서 온 추기경과 주교 50여명이 참석한다.

해미성지 소성당에 모인 교황과 주교들은 영어로 공동기도(성무일도) 낮 기도를 함께한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의장 오스왈도 그라시아스 추기경이 교황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교황은 이에 화답해 아시아 주교단을 상대로 연설한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참가자 주교들과 한 사람씩 인사를 나눈다.

교황방한위원회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아시아 주교들과의 만남'은 단순하고 짧지만 중요한 만남이다. 지역 교회를 돌보는 주교들과의 만남을 통해 아시아 대륙 전체의 교회를 만나고 대화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후 1시부터 성지 내 식당에서 주교단과 오찬을 한다.

오후 4시 30분에는 충남 서산시 해미읍성에서 '제6차 아시아청년대회'(AYD) 폐막 미사에 나선다. 해미읍성은 조선 후기 천주교 신자 수천 명을 처형한 곳이다. '천주학 죄인'들의 시체를 내가던 읍성 서문, 김대건 신부의 증조부 김진후(비오)가 순교한 옥터, 순교자들의 머리채를 묶어 매달던 '호야나무' 등이 남아 있다.

미사의 중심 공간인 제단(祭壇)은 읍성 서문 옆에 조성됐다. 박해 시대의 신자들은 죽어서 나간다는 읍성 서문을 '천국으로 가는 문'으로 여겼다. 그 문 옆에 교황이 자리하고 청년들은 교황과 마주봄과 동시에 천국 문을 바라보며 기도하게 된다.

교황이 미사를 할 제대(祭臺)는 AYD에 참가한 23개국 청년들이 장식한 십자가를 조립해서 만들었다. 아시아 가톨릭 청년들의 하나 됨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청년들이 함께하는 이날 미사는 다양한 언어의 향연이 될 것으로 방한위원회는 기대하고 있다. 독서는 베트남어와 인도네시아어, 신자들의 기도(보편지향기도)는 일본어, 영어, 힌디어, 한국어 등으로 낭독된다.

그 밖의 기도문은 교황은 라틴어, 신자들은 각자의 모국어로 한다. AYD의 폐회사가 될 프란치스코 교황의 강론은 평소에 하던 이탈리아어가 아닌 영어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미사는 아시아청년대회와 한국청년대회(KYD) 참가자 청년들과 아시아 주교단 50여명은 물론, 참석을 희망하는 모든 이에게 개방된다. 대전교구 측은 전체 참석자 규모를 4만5000여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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