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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키운 송아지 어떡해요"…축산농들 '망연자실'

입력 2019-02-01 13:55

우시장 재개장 늦어지면 피해 눈덩이…가격폭락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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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시장 재개장 늦어지면 피해 눈덩이…가격폭락 우려도

"다 키운 송아지 어떡해요"…축산농들 '망연자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1일 오전 7시께 충북 충주시 단월동 충주 우시장. 차가운 냉기만 감돌뿐 썰렁하기 그지없었다.

건물 천장에 매달린 전광판의 불은 꺼져있었고, 우시장 안은 텅텅 비었다.

'불청객' 구제역을 막기 위해 방역을 빈틈없이 해달라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만 건물 외벽에 덩그러니 걸려있었다.

경기 안성에 이어 주덕읍의 한 농가에서 발생한 구제역 여파로 폐쇄됐기 때문이다.

인근의 소, 돼지 등 우제류 이동도 전면 금지됐다. 사료 차량과 집유 차량 등 축산 관련 차량도 마찬가지로 이동할 수 없다.

한우를 키우는 박모(65)씨는 "7개월 된 송아지를 다 키워서 팔려는 시점에 구제역이 터져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며 "제때 팔지 못하면 가격은 내려가고 사룟값은 더 드는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곳에서는 지난달 30일 송아지 120마리가 경매에 참여할 정도로 활기가 넘쳤다.

이 우시장은 매달 6일·15일·30일 열린다.

이 우시장이 문을 닫은 것은 2017년 보은에서 발생한 구제역 여파로 잠정 휴장에 들어간 뒤 2년 만이다.

최근 충북지역 경매장에서는 6∼7개월 된 암송아지가 260만∼270만원, 수송아지는 360만∼370만원 선에서 거래됐다.

통상 송아지는 생후 8개월 이전에 거래한다. 8개월이 넘어가면 농민들은 제값을 받지 못하고 10만∼20만원가량 싸게 팔아야 한다.

충주축협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우시장이 언제 재개장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태여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청주시 흥덕구 신봉동 청주축협 우시장 출입구도 굳게 닫혀 있었다.

소 중개인들이 사용하는 플라스틱 의자만 쓸쓸히 놓여있었다.

시세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경매장 대기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경매가 열리는 날 이 우시장에서는 200여 마리의 송아지가 거래된다.

우시장 건물 외벽에는 2016년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소독·백신 접종·차단 방역을 철저히 합시다"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붙어있었다.

청주축협 지도경제과 관계자는 "오는 21일까지는 우시장을 열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구제역 확산 추이에 따라 폐쇄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박병남 전국한우협회 충북지회장은 "소 한 마리를 키우는데 사료비·인건비 등으로 한 달에 30만원 정도가 든다"며 "경매 시장이 한두 달 열리지 못하면 농민 손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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