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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누명' 안고 세상 떠난 교사…'순직 인정' 판결

입력 2020-06-26 21:11

학생·학부모 "성적 접촉은 아니었다" 말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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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학부모 "성적 접촉은 아니었다" 말 바꿔


[앵커]

학생들이 과장된 신고를 해서 성추행범으로 낙인이 찍힌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면 순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전북 부안의 수학 교사였던 고 송경진 씨의 이야기인데요. 고인은 마지막 순간까지 행여 학생들이 자신을 무고했단 이유로 피해를 입지는 않을까 걱정했다고 합니다.

오효정 기자가 유족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전북 부안의 한 중학교의 수학 교사였던 고 송경진 씨는 지난 2017년 학생들로부터 신고를 당했습니다.

"수치심을 느낄 정도로 허벅지나 어깨, 팔을 주물렀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학생들의 진술이 바뀌었습니다.

수업 태도 등을 지적하며 신체를 접촉해 기분이 나쁜 적은 있었지만, 성적 접촉은 아니었다고 했습니다.

꾸지람을 들은 학생이 과장해 신고한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내사 종결했지만, 이번엔 교육청의 조사가 이어졌습니다.

[강하정/고 송경진 교사 아내 : 얼마나 식은땀을 흘렸으면 얼굴은 하얗게 질려 가지고 땀 범벅이 되어서 나왔더라고요. '당신 왜 그러냐'고 그랬더니 '저 사람들(조사관들) 너무 무섭다'고…]

언론의 보도도 이어졌습니다.

송씨는 자신의 고향에서 성추행범으로 낙인이 찍히는 걸 무척 걱정했다고 합니다.

[강하정/고 송경진 교사 아내 : 동네 전체가 다 아는 사람이고 학교에 학생들, 학부모들 다 아는 사람들이고 어렸을 적에 삼촌이라고 불렀던 애들도 있고]

교육청은 징계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송씨는 극도의 압박감에 시달리면서도 자신이 계속 결백하다고 주장하면 '무고'를 한 학생들이 손해를 입을까 걱정했다고 합니다.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강하정/고 송경진 교사 아내 : (사고 전날) 수박, 고기랑 다 사 가지고 어머니 냉장고 채워 두고…]

아내 강씨는 "남편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라며 긴 싸움을 이어갔고, 서울행정법원은 송씨의 죽음을 순직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송씨가 별다른 해명의 기회도 없이 성추행 교사로 몰려, 업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전수민/변호사 (강하정 씨 법률대리인) : (신체접촉 정도가) 비난가능성이 크지 않고 징계에 이를 정도로 보이지 않는데 교육청에서 무리하게 징계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얻었고 그것으로 인해 사망했기 때문에…]

강씨는 교육청 직원 등 10명이 남편을 무리하게 압박했다며 고발했습니다.

검찰은 조사 과정에 문제가 없는 건 아니라고 봤지만, 형사 처벌할 사안은 아니라며 불기소로 끝냈습니다.

(영상디자인 : 황수비 /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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