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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사냥'

입력 2019-11-25 21:47 수정 2019-11-25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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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온 마을로 번졌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이 뒤집어쓴 아동 성추행 의혹.

그것은 단지 어린이의 상상 속에서 만들어진 일이었지만 소문은 진실처럼 받아들여졌고…

"루카스 선생님 싫어요 …"

어린이들은 하나같이 그의 집 지하실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털어놓습니다.

누명이었습니다.

조사 결과, 그의 집에는 아예 지하실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으니까요. 

"아저씨는 잘못 없어. 내가 바보 같은 말을 했는데, 이제 다른 애들까지 이상한 말을 하고 있어"

그러나 진실과는 관계없이 소문은 부풀려졌고 친구와 이웃은 마치 마녀사냥을 하듯이 그를 내쳤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은 그렇게 송두리째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보는 이들 모두에게 억울함과 갑갑증을 불러왔던 작품.

영화는 무책임한 소문과 추측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드러내는 동시에 언제든, 누군가를 먹잇감 삼아서 소문을 소비하고자 하는 이들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중세의 마녀사냥을 구경하면서 함께 돌을 던지는 시민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지만 현대의 사람들은 다른 방식으로 시대의 야만을 즐기며 관전하는 잔인한 현실.

어제(24일)저녁 또 다른 젊은이의 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짐작이야 할 수 있겠지만 누구도 그의 속마음을 제대로 알 수는 없을 것입니다.

추측과 뒤늦은 자책이 나왔고 누군가를 향한 비난이 또다시 난무하는데…

타인에게 함부로 상처 입혀버린 세상은 웅성거리며, 잠시 숨을 죽이겠지만 곧이어 또 다른 희생자를 찾아낼지도 모릅니다.

아니, 분명히 찾아낼 것이라는 비관적 확신으로 마음이 어두워지는 저녁…

영화 속 누명을 뒤집어쓴 주인공은 어떻게든 자신의 삶을 지켜내기 위해서 애를 쓰지만…

진실이 밝혀진 이후에도 삶은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미 궤도를 벗어났기에 삶은 망가져 버렸던 것이지요.

영화의 제목은 더 헌트 '사냥'이었습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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