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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나는 비열하거나 저급하지 않았다'

입력 2017-09-12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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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이명박 정부 당시 배우 김여진 씨는 정치사회적으로 할 말은 해서 이른바 '개념 배우'라는 별명을 얻고 있었습니다.

연예인이 정치적 발언을 하면 왜 개념이 있다는 칭찬을 들어야 하는지…그것도 어찌 보면 한국적 상황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배우 김여진 씨를 전원책 변호사의 맞상대로 해서 토론 코너에 출연시키려던 당시 라디오 프로그램의 시도는 무산됐습니다. 그 라디오 프로그램은 제가 진행하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 시도는 급기야 소셜테이너 출연 금지 규정이라는 것까지 사내에 생겨나게 했지요. 정치적 입장을 가진 연예인은 방송에 출연시킬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연예인은 정치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또한 지속적으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에 다름이 아니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김미화 씨는 코미디언으로서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 여기저기서 격려도 받았지만, 동시에 비웃음도 들어야 했습니다.

이것도 사실은 시사 프로그램에 코미디언이 진행을 맡아서는 안 된다는 비뚤어진 편견의 소산이었습니다.

저는 미국의 프로레슬러였던 제시 벤추라가 미네소타주 주지사에 당선돼서 그 직을 훌륭히 수행했다는 예화로 김미화 씨를 응원한 바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도 결국 오래 버티지는 못했습니다.

소셜테이너라면 아주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김제동 씨의 수난사야 뭐 다시 거론하지 않아도 될 정도지요.

이명박 정부 당시에 잘 나가던 예능 프로그램에서 하루아침에 하차했고, 그 이후에도 방송 출연에 관한 한 부침을 거듭했습니다.

사실 김제동 씨의 이른바 소셜테이너로서의 자리매김은 제가 직접 섭외했던 백분토론 출연이 시작이었다고 본인은 주장하고 있는데, 그렇게 본다면 지금까지 말씀드린 세 사람의 이른바 소셜테이너들과 저는 어찌 됐든 모두 인연이 있는 셈입니다.

어제(11일), 오늘 이명박 정부 당시의 국정원이 방송 프로그램에까지 개입해서 정부에 비판적인 진행자를 솎아내고, 프로그램의 방향을 바꾸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다 알고 느끼고 있었던 내용들이 팩트라는 자격을 가지고 수면 위로 드러났을 뿐인데도, 또다시 참담함을 느끼게 되는 것은 왜일까…

저와는 단 한 번의 인터뷰로, 뭐 인연이랄 것도 없는 맷 데이먼은 '배우이면서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느냐'는 저의 트라우마 섞인 질문에 짧지만 강렬한 답변을 남겼습니다.

"그들은 즉 정치인들은 그런 얘기를 들어야만 하고, 나는 저급하거나 비열한 말을 한 적이 없다."☞[인터뷰] 맷 데이먼 "정치에 관심 쏟는 일은 모든 사람의 의무"(http://bit.ly/29U7VdT)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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