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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조잔디 운동장, 기준치 수백 배 납·발암물질

입력 2015-05-07 09:08 수정 2015-05-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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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아이들 학교 운동장은 인조잔디로 된 곳이 많죠. 정부가 10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써서 이렇게 바꾼 건데, 이 인조잔디 운동장에서 중금속 납과 발암물질이 기준치의 수백 배를 넘어선 사실이 JT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정부 조사 문건을 단독으로 입수했는데요. 해당 학교 명단도 모두 공개하겠습니다.

김혜미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목동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색깔별로 옷을 맞춰 입은 아이들이 봄철 소체육대회를 벌이고 있습니다.

운동장에는 녹색 인조잔디가 깔려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운동장 바깥에서만 달리고 시합을 합니다.

인조잔디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납이 검출돼 학교 측이 출입을 금지시켰기 때문입니다.

[00초등학교 학생 : 인조잔디 아닌 작은 데서 해야되니까 별로 재미없어요. 운동장이 엄청나게 큰데….]

경북 포항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곳곳에서 축구를 하며 점심시간을 보냅니다.

운동장은 역시 녹색 인조잔디로 돼 있습니다.

학생들이 인조 잔디에 몸을 닿는 경우는 다반사,

[00고등학교 학생 : 이게 잔디가 너무 많이 묻거든요. 아무래도 뛰다보면 신발에도 계속 묻고….]

그런데 이 학교의 인조 잔디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습니다.

폐암을 유발할 수 있는 1급 발암물질 벤조피렌이 기준치를 400배 이상 넘은 겁니다.

학생들은 전혀 모릅니다.

[(납 성분이 포함된 인조잔디, 그런 얘기는 좀 못 들으셨는지…) 아직 딱히 나쁜 부분에 대해서 학교에서 언급해주신 부분은 없고요.]

JTBC 취재팀은 지난해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전국 1037개 초중고등학교 인조잔디 운동장의 유해 물질을 점검한 결과를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중금속인 납의 경우, 8곳 중 1곳꼴인 총 133개 학교에서 기준치를 초과했습니다.

특히 충북 가덕초등학교(상야분교장)가 130배가 넘는 납이 검출됐습니다.

인조잔디의 납 허용 기준은 1kg당 90mg인데요. 무려 11000mg의 납이 나왔습니다.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의 경우 총 43개 학교에서 검출됐고, 가장 심각한 학교는 포항 동지고등학교로 기준치의 473배였습니다.

이런 유해물질들은 운동장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의 코와 입, 피부를 통해 몸 속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최원준/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어린이들은 몸집에 비해 호흡량이 훨씬 많고 손이나 물건에 묻은 먼지들을 입으로 가져가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몸에 축적될 경우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임영욱/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장 : PAHs(벤조피렌)은 폐암 원인 물질로 알려져 있고, 납은 중추신경 계통에 많은 영향을 일으키는 물질입니다. (유해물질 노출이) 최근에 와서는 학업 성적 성취도가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밝혀지고 있어서….]

아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던 인조 잔디 운동장이 오히려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

▶[단독 입수] 인조잔디 운동장 유해성 점검 결과 (http://photo.jtbc.joins.com/news/2015/05/08/201505081048469116.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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